전경련 조석래 회장 리더십 흔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7.09.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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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반년째 '빅4' 빠진 회장단회의..방북 수행단서도 배제

조석래 효성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4대 그룹 총수들을 한번도 한자리에 모으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은 11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하반기 첫 정기 회장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4대 그룹 총수들은 불참할 것이 확실시 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10일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중요한 재계 현안들이 논의될 것"이라며 "온실가스 자율감축계획 방안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의제들이 논의되는데다 하반기에 처음 열리는 회장단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4대 그룹 총수들은 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들은 모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들의 불참 여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은 선약과 내부 일정 등으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11일 여수에서 명예시민증을 받기로 돼 있어 불참한다. 8년째 전경련에 발길을 끊고 있는 구본무 LG 회장도 역시 참석하지 않는다.



4대 그룹은 오히려 회장단 회의보다 19일로 예정된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회의 준비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이다.

조 회장이 취임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4대 그룹 총수들을 한자리에 모으지 못함에 따라 조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전경련의 단합'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회장단이 자주 만나 한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힘센 4대 그룹도 전경련에 자주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힘센 4대 그룹'은 조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한번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 지난 5월말 조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렸던 회장단 회의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참석했지만 정 회장은 한덕수 경제부총리와의 오찬을 호스트하는 성격이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회장들은 소모임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지난 7월 제주 하계포럼 발언 이후 전경련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당시 자신과 사돈관계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정치권과 청와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게다가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특별수행원에서도 배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당연히 방북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해 왔기 때문이다. 조 회장 스스로도 지난달 중순 "남북 정상회담에 비교적 많은 재계 인사들이 수행하게 될 것이며 아마 (본인도) 함께 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난 8월 제주 발언 이후 전경련의 행보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며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조 회장과 재계의 움직임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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