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장 "금산분리 원칙 완화 반대"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7.09.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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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인상 사실상 '자제' 요청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지배는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금산분리 원칙 완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최근 은행들의 금리인상 조치에 대해서는 “고객과 상생하는 영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느 나라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며 “법적·제도적 장치를 불문하고 은행을 산업자본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산분리 때문에 국내자본이 국내은행을 인수 못한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론스타가 HSBC를 선택한 것도 금산분리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그는 “금융시장의 좋은 때와 나쁜 때에 어떻게 금융기관들이 잘 영업전략을 세우고 고객과 상생하는 영업을 해 나가느냐가 성숙된 금융회사의 자세”라며 “자금조달 코스트가 올라갈 때 금융기관들이 나름대로 고객의 이해를 고려하면서 지혜로운 영업전략을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위원장은 또 대출금리 기준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서 코리보(KORIBOR)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해 사실상 변경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CD금리와 코리보금리가 거의 동일한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기준금리 변경 필요성이 많지 않다”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완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CD금리가 크게 상승한 7월 이후에도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6%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차주의 이자 상환부담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증권사 CMA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CD와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CD금리가 상승하고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만 향후 CMA로 은행 수신 이탈 가속화, 콜금리 추가인상 등으로 CD 금리 추가 상승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리스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신규 진입 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증권사 경영환경도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으로 신규진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경쟁촉진과 인수합병(M&A)를 통한 대형화·다각화를 촉진하기 위해 신규 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사와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진입정책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보험과 카드의 신규 진입수요가 크지 않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험사·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진입정책에 대해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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