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fn메신저' 개편…대혼란, 피해속출

증권부 2007.09.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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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각종 정보 삭제, 아이디 삭제 등 피해 잇따라

삼성증권 (46,000원 ▼450 -0.97%)이 'fn메신저'의 운영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가운데 이 메신저를 사용하는 이용자들 사이에 '대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fn메신저는 특히 증권 금융 언론 등 시장 참여자 및 관계자들이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혼란에 따른 피해와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모씨(42·봉천동)은 10일 오전 7시께 fn메신저에 접속하려 했으나 기존 메신저 아이디가 사라져 크게 당황했다. 과거에 삼성증권 증권계좌를 갖고 있었는데, 개편된 프로그램에 따라 '업데이트'를 시도했으나 지난주까지 멀쩡히 사용하던 아이디가 지워져 버렸다. 삼성증권 측에 전화를 걸어 강력 항의하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9시 20분 현재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접속불능이다.

fn메신저 일부 사용자들은 특히 이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해 접속했지만 기존 자신이 설정해 관리하던 각종 '그룹'이 사라진 채 달랑 기본그룹만 나타나고 있다.



또 삼성증권 직원용으로 보이는 '전직원수신'이란 전체 동보가 일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 무작위로 배포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증권측은 이에 대해 삼성증권측은 또 "이번 업데이트는 (아웃소싱한) 개발업체가 맡아 추진했다"며 "개발업체가 실수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메신저 업그레이드는 삼성증권 HTS와 메신저를 병합토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아웃소싱한) 개발업체가 HTS 및 메신저 아이디 통합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없애기 위해 과거 수신함에 있던 데이터를 모두 없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신저만 사용하던 이용자의 아이디와 HTS 사용자의 아이디가 중복될 경우 다른 사람의 과거 수신기록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해 일방적으로 사전에 충분한 고지 없이 모든 저장정보(보관된 쪽지 등)를 삭제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삼성증권 같은 유력 증권사에서 업데이트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확인해 없애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비록 아웃소싱을 했지만 이같은 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분명 삼성증권측에 있음에도 외주업체에 화살을 돌리려는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게다가 삼성증권측은 지난주 목~금요일에 걸쳐 메신저 업그레이드 관련 공지를 했지만 HTS 아이디와 메신저 아이디 중복에 따른 피해 우려 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혼란을 더욱 키웠다.

익명을 요구한 이모씨는 "이는 삼성증권의 HTS 이용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메신저는 사용자가 대규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특정 업체의 컨텐츠를 넘어 일종의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이처럼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업데이트를 단행한 것은 책임있는 조치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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