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의 '新 메카'로 뜨고 있는 '당진'

당진=기성훈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기자 2007.09.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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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 富의 도시]현대제철 등 철강업 지역경제 활성화 주도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와 서해대교를 거쳐 약 1시간 반만에 도착한 충남 당진. 서울에서 먼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이곳은 현재 '제2의 변신'에 여념이 없다.

그 변신은 당진에 들어서자마자 확인할 수 있었다. 송악IC에서 빠져 나오니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근에는 각종 음식점과 새로 지은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이곳은 밤이 되면 불야성이 된다"며 "근처 업체 직원들 대부분이 저녁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고 전했다.

이주단지를 지나자마자 곧 대형 철강업체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현재 당진에는 현대제철 (28,850원 ▼250 -0.86%)을 중심으로 현대하이스코 (57,600원 ▼1,700 -2.9%), 동국제강 (8,310원 ▲30 +0.36%), 동부제강 (6,530원 ▼10 -0.15%), 휴스틸 (4,415원 ▲10 +0.23%), 환영철강 등 6개 대형 철강업체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당진에 입주해 있는 449개(2006년 11월말 기준) 중 철강관련 업체는 102개나 된다. 철강 회사는 '당진에 와야 성공한다'는 믿음이 믿음이 어느새 널리 퍼져있는 듯 보였다.

당진군 관계자는 “철강 산업은 운송 거리를 단축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당진은 이런 점에서 수도권·충남북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현대제철 당진공장↑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현대제철 당진공장


이 중에서도 당진의 지역 경제를 가장 앞장서 이끌고 있는 곳은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부터 포항·광양에 이어 이 곳에 세 번째 일관제철소를 지으면서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총 727만2760m²(222만평) 부지에 5조2400억원이 투입되는 일관제철소 공사는 현재 약 60% 정도 진척된 상태. 이 공사현장은 역동적인 '당진' 경제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다. 부지조성 공사현장에는 수많은 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있고, 바로 옆 바다에서는 부두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공사 현장↑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공사 현장
↑ 부두건설 공사 현장↑ 부두건설 공사 현장
현대제철의 일관제철 사업이 당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대단하다.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 수준이고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도 각각 9만3000여명과 7만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당진군도 제철소 완공 후, 1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8만 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당진군의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97년(12만5000명)부터 매년 수천 명씩 감소하던 인구가 지난해에는 12만7000여 명으로 10년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8월에는 13만2000여명에 달했다.

당진군은 인근 부여군과 면적은 비슷하지만, 인구는 거의 두 배(부여, 7만8460명) 가량 많다. 올해 말이면 15만명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시’(市)로의 승격을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니 지방세 세수도 크게 늘었다. 1997년 437억 원이었던 세수는 지난해 1220억원을 기록, 약 3배가량 증가했다.

음식점, 술집 등의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조성된 송악면 고대ㆍ부곡지구 이주단지에는 음식점은 125개나 영업 중이다. 1997년에 1000여개에 불과했던 요식업소가 지난해에는 2300여개로 2배나 늘었다.

현대제철의 한 근무자는 “1997년 부도 당시 공장 근처에 1~2개의 음식점이 전부였다”면서 “최근 이 지역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변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공장 수요가 많은 고대리와 송산면 일대 대로변 관리지역은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 인기다.

6~7년 후 본격 가동될 현대제철에 종사할 인원만 15만명에 이른다는 전망에 벌써부터 투기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에서 보이는 모델하우스는 당진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당진군에 분양을 마치고 입주 중이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만 해도 15개 단지에 6741가구에 이른다.

↑당진군내 아파트 단지. 당진에서는 현재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다.↑당진군내 아파트 단지. 당진에서는 현재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이렇게 당진에서 기업과 지역경제가 상생하게 된 데는 당진군의 끊임없는 기업 유치 노력이 큰 몫을 담당했다. 당진군은 국내서 유일하게 행정조직 내에 기업이름을 딴 팀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경제과에 속해 있는 ‘현대제철 지원팀’이 바로 그것이다. 2명의 직원이 현대제철과 관계 되는 일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군의 적극적인 행정지원 덕분에 신속한 사업진행이 가능했다"며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당진군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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