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외국계 소매은행인 HSBC는 왜 국내 대표펀드 종가로 일컬어지는 미래에셋의 펀드를 팔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이상한 것은 HSBC뿐만 이런게 아니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씨티은행이나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각각 한미은행, 제일은행과 합병전까지는 미래에셋 펀드를 팔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병후에야 비로서 한미은행과 제일은행이 팔던 미래에셋 펀드를 그대로 인수, 판매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의 독주에 따른 위험 회피라는 분석도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미래에셋그룹이 운용하는 증권 단기금융(MMF) 파생상품 부동산 등 순자산은 총 41조9600억원이다. 75개 운용사들이 모인 간접투자자산 전체 295조4570억원의 14%를 미래에셋이 차지하고 있는 것.
특히 주식 70%이상 편입 펀드를 기준으로 볼 때 미래에셋 설정액은 14조8672억원으로 시장비중 37.73%를 차지한다. 2위인 한국운용 10.88%에 비교할 때 4배에 육박하니 펀드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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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장지배력이 높다보니 미래가 사면 오른다는 얘기가 정설이 돼 버렸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발빠른 매매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공룡' 미래가 어떤 기업을 사기 시작하면 주가가 잘 갈 수 밖에 없다"며 "규모가 워낙에 크기 때문에 사기만 하면 오르고, 강세장에서 미래에셋을 따라가지 않고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유독 외국계 은행들이 미래에셋 펀드에 대해 거리를 두는 이유가 투자문화에 대한 괴리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10여년의 업력아래서 단기성장한 미래에셋이 최근 강세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외국계 은행의 눈으로 보기에는 미래에 대한 장기 전략이나 운용철학 등이 부족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명 해외 운용사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분산투자도 하고 숨어있는 저평가 종목을 찾지만 40%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은 수익률을 좇는 단일화된 투자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익률 상위 '톱10' 국내 펀드 중에 미래에셋펀드가 4개나 들어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는 연초이후 31.32%의 수익률로 3위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이 31.16%로 4위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