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평화조약으로 한국전 종결시켜야"

시드니(호주)=권성희 기자 2007.09.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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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盧대통령에게 "평화협정 공동 서명,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해달라" 요청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저의 목적은 평화조약(Peace Treaty)을 통해 한국전을 종결시키는 것이고 (한국전쟁은)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가 가지고 있는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같은 메시지를 10월초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 시드니를 방문 중인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이날 오후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에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저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에 김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한국전쟁을 종결시켜야 하며 종결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김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백 실장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이미 이행하고 있고 이행하게 될 6자회담 과정이 중요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6자회담 진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공개된 자리에서도 "북한 지도자가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평화체제를 새롭게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 지지 의사를 표시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6자회담과 남북관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체제 개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비핵화가 진전됨에 따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조속히 출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감과 동의를 표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수립을 목표로 가장 가까운 장래에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 다자 안보대화를 출범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미 양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수개월간 6자회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서로의 노력과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백 실장은 "양 정상이 오후 2시35분(현지시간)부터 1시간 이상 가진 정상회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깊이 있게 협의한 부분이 북핵 문제"라고 소개했다.

양 정상은 한미관계와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순조로운 비준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조기 가입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비자문제 해결을 위해 부시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챙겨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비자문제는 당연히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련법 개정에 따라 이르면 내년 7월부터 미국 비자면제국에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의 자이툰 부대 이라크 파병과 관련, "자이툰 부대가 임무를 매우 전문적이고 능숙하게 수행해 평판이 높다"고 말하면서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우리 군의 능력을 평가한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지난해 국회에서 올해말까지 자이툰 부대의 임무를 종결할 것을 결의한 만큼 국회와 많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동맹국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 미국이 우리 국민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아프간 재건과 평화를 위해 경제적 지원 등 할 일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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