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건설 지급보증 PF-ABS 부도 공시할 것"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2007.09.07 14:07
글자크기

신평사 "광의의 부도에 해당"..대주건설 신뢰도 추락 불가피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61위인 주택전문 건설사 대주건설이 지급보증한 시행사의 대출채무 인수를 거절함에 따라 대주건설 신용을 담보로 투자적격등급인 BBB-로 발행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사채(ABS)는 부도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시행사가 갚지 못할 경우 조건없는 즉각 채무인수 약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대주건설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 역시 크게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수탁은행인 경남은행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대주건설(신용등급 BBB-)의 시행사인 서륭디엔씨는 지난 4일 만기도래한 350억원의 대출채권 원리금을 갚지 않았고, 시행권 이전과 관계없이 즉각 채무인수를 하기로 했던 대주건설은 대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PF-ABS도 6일 만기가 도래했지만 역시 상환불능에 빠졌다. 신용평가사는 이 채권을 7일중 부도로 판정할 방침이다.



서륭디엔씨는 울산시 남구 무거동 아파트 신축공사(대지면적 6246.62평)의 시행사로 공사를 위한 토지매입 등의 자금으로 기은캐피탈과 연합캐피탈에서 각각 175억원을 차입했으며, 시공을 맡은 대주건설은 서륭디엔씨이 만기에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시행권 이전과 관계없이 즉각 채무인수를 하기로 약정했다.

또 이 대출채권은 프라이얼리빙유동화전문회사(SPC)을 통해 채권(ABS)으로 발행돼 투자자들에게 팔렸다. 신용등급은 지급보증을 한 대주건설의 신용을 근거로 BBB-가 부여됐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대주건설이 지난 8월 산업은행에서 3000억원 상당의 크레딧라인을 확보해 자금여유가 있다고 판단, 안심하고 있었는데 조건없이 인수하기로 한 채무를 거절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한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에 대해 하루라도 늦으면 이는 지급불능이다"면서 "프라이얼리빙유동회사가 발행한 ABS에 대해 D(부도)로 공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시행사로부터 떠안은 채무 역시 대주건설의 자기 채무인데 이를 거절한 것은 채무불이행, 즉 광의의 부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관리자인 한국투자증권은 토지 가압류에 이은 토지경매 소송,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 한투증권은 350억원중 170억원 상당의 ABS를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ABS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당장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상당한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대주건설이 늦게라도 채무인수를 통해 대지급에 나설 경우 원리금 회수의 여지는 남아 있다.

대주건설의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주건설 자체의 부도는 아니지만 떠안은 채무의 불이행은 신용등급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350억원이라는 큰 돈이 대출 개념으로 보면 연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부도일 수 있다"며 "기업 신용 등급에 부정적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ABS 원리금을 상환하면 금전적인 계약관계는 끝나겠지만 대주건설 자체 신용에 커다란 먹칠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주건설은 산업은행에서 3000억원 규모의 거래 라인을 확보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평가사 관계자는 "대주건설이 350억원 정도는 확보할 능력이 있을 것"이라며 "진위를 파악중이지만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