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제약업계의 볼멘소리다. 우리는 약자이니 어쩔 수 없이 갖다바칠 수밖에 없었다는 하소연. 어떤 쪽이 겨가 묻었는지, 똥이 묻었는지는 모르겠으되 하여튼 문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한 제약사 임원은 "병원과 제약사는 철저한 갑과 을의 관계"라며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의사가 해달라고 하면 집에 가서 애들도 봐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은 인정하지만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는 제약사 신세를 한참동안 한탄했다. 그리곤 한마디 쏘아붙인다. "제약사만 잡는 것은 공정위의 불공정한 조사 아닌가”라고...
과잉금 액수가 크다보니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글 수도 없다는 게 제약회사들의 얘기다. 관행이 돼버린 영업방식을 스스로 접었다간 아예 회사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니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선 공정위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정위 관계자는 “의료계가 요구해서 제약업계가 리베이트를 줬는지, 제약업계가 일방적으로 리베이트를 갖다 준건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의료계까지 확대 조사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적발했다는 제약업계의 불법행위는 무엇일까. 내용인즉슨 부당고객유인, 부당거래거절, 사업활동방해다. 여기엔 리베이트와 골프 등 향응, 의료장비 및 기자재 지원, 학회 등을 통한 지원, 기부금ㆍ연구개발비ㆍ연구용역 지원 등이 해당된다.
언제까지나 의료계가 마냥 태연할 수 있는 항목들은 아니라는 얘기가 들려오는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