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법인세' 뒤늦은 논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이상배 기자 2007.09.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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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혜택 자격 관련, 특수관계인 여부가 핵심인 듯

국세청이 하나은행 (0원 %)에 구 서울은행의 합병 방식과 관련해 뒤늦게 거액의 법인세 추징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국세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7월 하나은행이 2002년 적자 상태였던 서울은행과 합병할 당시 서울은행의 이월결손금을 공제받는 과정에서 관련 세법을 어겼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과 관련해 이월결손금 승계가 가능한 지에 대한 국세청의 질의가 7월13일 접수됐다"며 "세제실에서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국세청이 유권해석을 의뢰한 대목은 하나은행이 합병과정에서 적자 상태이던 서울은행의 이월결손금을 승계해 세금을 공제받은 것이 타당한 지 여부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 합병하면서 결손금이 많은 서울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역합병 방식을 택했고 이를 통해 적자 상태이던 서울은행의 이월결손금을 승계받아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결손법인들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부여했고, 하나은행도 당시 보도자료에 이를 명시했었다.

현행 세법은 역합병이 탈세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월결손금 승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법인세법 시행령은 △지분관계 등에 있어 특수관계인일 경우 △결손금이 많은 법인이 존속법인이 될 경우 △합병 후 2년내 소멸법인의 상호로 변경할 경우 등 세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이월결손금을 승계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중 국세청과 하나은행의 논리가 엇갈리는 부분은 특수관계인 항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2002년 서울은행을 하나은행에 매각한 예금보험공사가 직년 회계연도까지 하나은행의 상환우선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을 특수관계인으로 봐야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당시 시행령에 규정된 특수관계인은 합병법인 중 한 법인이 다른 법인의 총발행주식수의 2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또는 동일인이 두 법인의 총발행주식수의 30% 이상을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경우다. 예보가 보유한 하나은행의 상환우선주는 지난 98년 하나은행이 보람은행과 합병할 때 예보가 자기자본비율(BIS)을 보전해주는 과정에서 보유하게 됐다.

국세청은 올해 초 하나은행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이 문제를 포착해 법인세 부과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이번 논쟁이 의결권이 없는 상환우선주를 실제 소유에 준해서 볼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가려질 것이란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이와 관련, 당시 재경부 등에서 유권해석을 받아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권은 하나은행이 역합병을 통한 절세효과 5000억원 가량과 대손충당금 적립액과 가산세까지 포함하면 추징당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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