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이머징마켓 쏠림 우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09.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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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가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지나치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해외투자펀드(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펀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 수탁액은 24조7276억원으로 전체의 55.82%에 달했다. 전 세계 신흥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수탁액도 4조6503억원으로 전체 해외펀드에서 10.50%를 차지했다.

전체 해외펀드 중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아시아태평양 펀드에서 이머징마켓의 비중이 높았다. 중국펀드가 수탁액 8조6792억원으로 전체의 35.10%를 차지했다. 일본펀드는 수탁액이 3조9213억원이었지만 환매가 몰려 지난 5월말보다 7583억원 감소했다.



베트남펀드와 중국·인도에 투자하는 친디아펀드 수탁액은 각각 8967억원과 8063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인도펀드도 7971억원이 몰렸다. 결국 전체 해외펀드는 아시아태평양펀드로 자금이 집중됐고, 이 중 이머징국가로 쏠린 셈이다.

해외펀드가 한쪽으로 몰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국내 운용사가 해외펀드 운용 능력이 떨어져 '손쉬운' 아시아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를 손수 운용하려면 현지 법인이 필요한데, 미래에셋자산운용 외 전무한 상황이다. 그나마 미래에셋마저도 홍콩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아시아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직접 운용능력이 없는 다른 운용사들은 외국 운용사의 펀드를 본떠 '미러펀드'를 내놓으면서 대부분 고수익을 겨냥해 중국 인도펀드 등에 집중했다. 판매사들도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팔면서 국내 투자자의 '몰빵'투자를 부추긴 결과를 가져왔다.

역외펀드(외국에서 설정된 해외펀드) 판매가 줄어든 점도 한 원인이다. 역외펀드는 당초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해외투자펀드보다 수탁액이 컸지만 주식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를 받지 못하면서 투자자에게 외면 받았다. 7월말 역외펀드 순자산총액은 12조6604억원으로 올초 13조5709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들어 다양한 해외펀드들이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분산투자 효과를 높이려면 다양한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이 선보이고 투자자들도 시야를 넓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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