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후보 이명박 vs. 정치인 문국현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2007.09.0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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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진정한 경제대통령을 기대하며

대선경쟁이 한 단계 진일보 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결정됐다. 이어 범여권 대통합 민주신당에서도 여러 예비후보들이 예비 경선에 돌입했다.

또 문국현 전 유한 킴벌리 사장도 마침내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를 슬로건으로 대선출마를 공식화 했다.



30여 년간 몸 담아온 유한 킴벌리와 세계적 다국적 기업인 킴벌리 클라크 북아시아 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성공한 CEO에서 ‘정치인 문국현’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는 대통합 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단기필마로 독자적인 대권행보를 걷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후보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를 자임하고 나섰다.

아직도 미미한 대중적 인지도와 전무하다시피한 조직력 등 기본적인 조건이 미흡한데다 대선을 불과 4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그는 과연 회오리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들러리로 전락하는 미풍이 될지 궁금하다.



CEO연구가로서 필자는 오래전부터 이명박 후보와 문국현 전 시장을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CEO로 밝혀 왔다. 반세기 한국의 산업사에서 전문경영인 CEO의 변신을 탐구하는 일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1세대 전문경영인 vs 3세대 전문경영인
 
사실 이명박 후보는 약관의 나이 35세때 현대건설 사장에 올라 국내외에서 무서운 추진력으로 70~80년대 개발 건설신화를 이룩한 1세대 ‘불도저형 CEO’출신 정치인이다.

동부그룹의 한신혁 고문은 ‘그림자 형 전문경영인’이라 할 수 있다. 동부그룹의 오너를 1.5세대라고 부른다. 그래서 한신혁 고문도 1.5세대 전문경영자라고 부르는 게 좋을 듯하다.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본격적인 한국최초의 ‘글로벌 CEO’라고 할 수 있다. 고액의 연봉과 투명경영을 통한 그의 족적은 90년대 2세대 전문경영인을 대표한다.


문국현 전 사장은 3세대 전문경영자다.

그는 4조 2교대라는 ‘일자리 나눔’(Job Sharing)을 통해 해고의 고통이 없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기업의 발전을 일궈냈다. 그것은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공인정신을 계승하고 ‘메가트렌드’의 저자인 저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를 연구하면서 세계화를 향하여 문국현CEO가 성취해 낸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 기업 에 전파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왔다.
 
‘시테크와 초절약형CEO'로서 일가를 이룬 특수 스프링 메이커인 삼원정공의 양용식 사장도 이채로운 전문경영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오너 경영자들도 여러 유형이 있다. ‘용인술의 달인’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과 ‘저돌형 CEO’인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대표적 재벌 1세들이다.
 
기업을 송두리째 사회에 환원한 ‘공인형 CEO’인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의 정신은 기념비적이다. ‘내 자식이 먹을 수 있는 과자 만들기’로 한눈 팔지 않고 50년간 외길을 살다간 크라운 제과의 윤태현 회장도 ‘고객사랑형 CEO’로 기릴 수 있다. 물류수준을 획기적으로 달성한 강소기업 까사미아의 ‘지식경영형 CEO’이현구 사장도 주목할 만하다.
 
◆유일한 박사의 공인정신을 이은 ‘일자리 창출형CEO' 문국현
 
2007년 대망의 대선에 이러한 이명박CEO와 문국현CEO가 등장했다. 과연 두 CEO가 맡붙는 결승전을 볼 수 있을지 자못 흥미롭기까지 하다. 우선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경쟁했던 박근혜 전 대표와 그의 지지자들과의 갈등을 잘 극복할지 관전꺼리다.
 
경선 후까지 티격태격하는 것이 국민을 향해 흥행을 위한 위계(僞計)인지 모르겠으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상당수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이명박 맞춤형 후보’를 자임한 문국현 전 사장의 비판은 날카롭고 신선하다.

우선 그는 “이명박 후보는 경선에서 정신적으로 패자다. 1, 2주 만 지났어도 낙선될 수밖에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500만개 창출’, ‘신도시 반의 반 값 아파트’ 공급 등 17개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또 “이번 대선은 가혹한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건설, 재벌중심 가짜 경제’와 성장, 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사람중심, 중소기업 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다.
 
“땅 투기, 가족 부자 만들기에 여념이 없던 재벌 종사자가 어떻게 국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며 “대운하 따위의 국내 지향적 15년 전의 개발독재시대 경제인을 21세기 경제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CEO의 절절한 경쟁을 바란다. 그래서 경제대통령을 바라는 국민의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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