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건설 부도…중소 건설사 '줄도산' 전조?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7.09.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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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사 자금압박 심화…대형사와 양극화 가속화될 듯

지난 6월 ㈜신일에 이어 세종건설이 4일 최종부도 처리됨에 따라 중소 건설사의 줄도산이 기정사실화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신일 부도이후 이미 명동사채시장에서 이같은 소문이 돌고 있었으며 실제로 몇몇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처리되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중소 업체들의 부도가 전체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건설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소 건설사의 부도가 잇따를 경우 대형건설사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되는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종건설 부도, 무리한 사업 확장이 원인=최종 부도처리된 세종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91위 규모의 중소 건설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종건설의 부도 원인을 최근 시행사업과 시공을 동시에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자금압박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건설은 '그랑시아'란 브랜드로 지난해 말 분양한 용인 동백 타운하우스와 내년 말 입주 예정인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외에도 부산 문현동과 여수 문수동의 아파트는 입주가 진행 중이지만 입주율이 저조하면서 3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2005년 이후 경영실적이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686억원으로 2005년 918억원에 비해 25.3%가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5년과 2006년 2년간 각각 51.6%, 19.9%씩 줄어들었고, 순이익의 경우 한해에 71.7%, 81.8%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양극화현상 가속화될 듯=업계에서는 이번 세종건설의 부도가 건설업계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중소건설사의 '줄도산' 우려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세종건설의 부도가 중소건설사 '줄도산'의 전조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미분양 적체 등 점차 악화되는 건설부동산경기 때문에 주택전문업체들의 타격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지역의 미분양 적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에는 사업진행이 사실상 어려워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압박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남양주 진접지구의 예처럼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사태는 중소 건설사들에게는 이중 삼중의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주택사업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토목과 해외사업 등 사업 다각화가 돼 있고 충분한 자금력과 재건축·재개발 수주잔고로 당장 주택사업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중소 주택전문업체 중심으로 자금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겠지만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들에게는 주택물량이 줄어드는 내년 이후 반대 급부를 노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건설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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