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여성PB에 돈 맡길래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7.09.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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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거액자산 관리' 여성비율 33%…자산 전체비율보다 훨씬 높아

신흥부자의 등장으로 거액자산가의 층이 확대되면서 최근 여성PB(프라이빗뱅커)를 더 선호하는 거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여성 PB는 고객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남성 PB에 비해 좀더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하는 경향이 있어 거액자산가들의 성향과도 잘 맞는다.

◇여성PB는 현재 20~30%정도=삼성증권의 PB는 총 706명이다. 이중 여성 PB는 156명으로 22%정도. 이중 3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PB는 총 20명이며, 이중 33%가 여성이다. 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여성 지원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이며, 솔직히 자산관리 능력도 남성에 비해 탁월하다"고 귀뜸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여성 PB 비율은 36%정도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PB전략 팀장은 "최근 여성 PB들의 증가추세는 분명하다"며 "10여년전 여성 직원 대부분이 창구 업무를 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영업 직원의 50%가 여성으로 바뀌었을 정도로 영업 비중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신 팀장은 "여성 PB의 장점은 남성에 비해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남성 PB보다 친밀한 관계 형성이 용이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장기간 거래할 수 있어 40~50대 여성 고객이나 70대 노년층이 여성PB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수익을 선호하는 50대 남성고객의 경우에는 남성특유의 분석적인 성향이나 과감한 결단력이 있는 남성 PB를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강남 여성 큰손도 여성PB 선호=강남지역에는 여성 큰손들이 부쩍 늘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강남대로지점의 우선진 지점장은 "10년전과 비교해볼 때 고객의 선호도는 물론 고객층도 크게 달라졌다"며 "지금 70%의 고객이 여성 큰손들"이라고 밝혔다.

1997년 우 지점장의 고객은 90% 이상이 남성이었다. 이들은 직급 높은 남성 PB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성보다는 섬세하고 리스크관리에 강한 여성PB의 인기가 높아졌다.


우 지점장은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가계 자산운영의 의사결정권이 점점 여성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여성 고객의 수뿐 아니라 맡기는 자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늘고 있는 여성 큰손들은 부동산투자나 토지보상 등을 통해 신흥부자가 된 경우이거나, 남편이 연로해지면서 경제권을 넘겨 받은 부인들이다. 또 중소기업 CEO가 부인에게 가계 자산운용을 맡기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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