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은행 막히자 비은행에 몰렸다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2007.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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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공격적 마케팅 효과로 카드론·신용구매 증가세 반전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개인 대출자들이 금리가 더 높은 신용협동기구, 우체국예금, 보험사 등 비은행권으로 몰렸다.

또 경기가 회복되고 신용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영향으로 신용카드를 이용한 할부 구매와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카드빚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596조4407억원을 기록, 600조원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가계신용은 지난 3월말에 비해 9조9238억원 증가해 1분기중 4조5534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16조원대, 3분기 13조원대, 4분기 23조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 둔화된 것이다.



2분기들어 증가세가 커졌지만 지난해보다 순증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년동기대비 가계신용 증가율은 9.3%를 기록했다. 가계신용 증가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5년말 이후 1년 반만이다.

가계빚, 은행 막히자 비은행에 몰렸다


가계의 대출처는 은행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으로 급선회했다. 정부의 주택관련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을 통한 대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조1886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2분기 연속 2조원대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12조원4733억원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주택관련대출 잔액은 59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풍선효과로 상호금융사등 제2금융권을 찾은 개인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분기중 신용협동기구(신협,새마을금고,상호금융), 신탁 및 우체국예금, 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증가액은 5조6565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증가액 1조2679억원의 4.5배, 지난해 2분기 2조7145억원의 2.1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6월말 현재 가계대출금 잔액에서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하던 예금은행 비중은 62.1%로 3월말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 비중은 0.6%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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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기관의 대출도 큰 폭 늘었다. 특히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신용카드사의 대출이 5843억원 증가해 3분기만에 증가세로 반전됐고 할부금융사의 증가폭(1916억원)에 비해 훨씬 컸다.

이밖에 한국주택금융공사 및 국민주택기금의 대출도 금리상승에 따른 고정금리대출 선호를 반영해 증가폭이 1분기 4348억원에서 2분기 8242억원으로 확대됐다.



민간소비의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판매신용 역시 1분기중 2936억원 감소에서 2분기들어 4787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구매가 1분기 1911억원 감소에서 4269억원 증가로 전환됐고 백화점 등 판매회사를 통한 판매신용도 1분기 1419억원 감소에서 231억원 소폭 증가로 반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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