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3일 본교섭 "최대 고비"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9.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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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파업 일단 유보...극적 타결 여부 주목

현대자동차 (281,000원 ▲3,500 +1.26%) 노사 양측이 오는 3일 본교섭을 재개키로 하면서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노조가 본교섭에 힘을 싣기 위해 파업을 유보키로 한만큼 3일 열릴 본교섭이 무분규 타결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3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윤여철 사장과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차 본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제10차 교섭 이후 10일만에 본교섭을 재개하게 됐다. 이와 관련 노사 실무자들은 이날 오후2시 실무협상을 열고 본교섭을 앞두고 의견 조율에 나섰다.



◇타협점 찾을수 있을까 = 현대차는 지난 10차 본교섭에서 임금 7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 지급, 일시금 100만원 지급 등 동종업계의 최고 수준의 일괄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는 근무형태와 성과급 지급방식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노사는 3일 본교섭에서 막판 타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한편 여의치 않을 경우 오는 5일까지를 협상 마감일로 보고 끝까지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사상유래 없이 조정기간 안에 교섭에 임하고 있는 만큼 회사는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3일 본교섭에서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공을 사측에 넘겼다.


이에 따라 회사측이 이번 11차 본교섭에서 어떤 제시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미 동종업계 최고수준의 협상안을 내놨기 때문에 추가적인 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당기순이익의 30%에 달하는 성과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토요타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현대차의 3.9배나 되는 상황에서 선발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매년 수조원을 R&D에 쏟아부어야 하는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노조는 또 상여금을 현 700%에서 800%로 인상할 것을 바라지만 회사는 사실상 해마다 별도 성과급이 200~300%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급여인 상여금까지 100% 올리면 1000%가 넘는 상여금이 지급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신프로젝트를 개발할 경우 투입 공장과 연간 생산 물량 등을 노조와 합의해 결정하라'는 노조측 요구도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노조가 신차종 투입이나 생산물량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극적 타결 기대감 높아져 = 이처럼 주요 쟁점에서 노사간 이견이 팽팽하지만 일부에서는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노사가 예전과는 다르게 협상 타결을 위한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섭 결렬 이후 쟁의 조정기간에 날마다 실무교섭을 계속하는 것이나, 노조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본교섭에 나서기로 한 점 등은 예전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노조가 파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도 파업을 유보키로 한 점은 본교섭을 앞두고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이같은 이례적인 결정에는 파업에 대한 울산시민 등 외부의 비판적 시각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예년의 70%대였던 파업 찬성률이 60% 초반으로 떨어진 것에서 보여지듯 노조 내부의 '반파업 기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 주변에선 노사 모두 적당한 명분이 주어지면 파업 전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차의 고위 관계자는 "무분규 타결을 목표로 노조측과 최대한 접점을 찾으려 노력 중"이라며 "3일 열릴 본교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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