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한국호 ‘서브프라임 암초’ 피해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09.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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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 세계적 금융불안이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을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진앙지인 미국은 물론 중국 등 개도국의 경기냉각과 투자위축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LG경제연구소는 2일 ‘수출호조의 원인진단’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불안이 세계 실물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우리 수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주말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물론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서브프라임 대책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보증 확대로 모기지 채무자들의 차환대출을 지원하는 한편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대책의 골자다.

연구소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선진국 소비가 위축되고 개도국 수출 둔화 및 고성장 지속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질 경우 중국,아세안 등 개도국으로의 직접투자 유입이 제한될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체 소비시장이 크지 않은 개도국이 내수만을 위해 투자를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전세계적인 투자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우리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빠른 원화절상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수출이 급증한 것은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으로 개도국과 산유국의 설비투자가 늘어 철강,기계,화학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3년 이후 작년까지 한국의 투자증가율이 5.5%에 머무는 등 대다수 선진국의 투자가 한자리 수 증가에 그쳤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19.9%, 20.0%를 기록하는 등 개도국이 전세계의 투자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이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개도국으로의 수출확대에 따른 매출증가로 극복해 왔다”며 “만약 금융불안으로 세계 경제의 고성장 특히 개도국의 투자중심 성장이 멈출 경우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연구원(KIET)도 '최근 국제금융 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문제가 장기화되거나 추가 악화될 경우 대미 수출이 타격을 입는 등 전방위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대략 1분기, 즉 3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성장률을 0.5-0.6%포인트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동차와 컴퓨터,의류,철강,기계 등을 대표적인 피해 우려 업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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