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풍향계]중소 건설사 줄부도 끝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7.09.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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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코스닥 업체 융통어음 잇단 발행..자금난 신호

중소 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도급 순위 100위권 이하 업체들이 분양 실패 등으로 흑자 부도를 맞곤 한다. 강력한 부동산 잡기정책이 기업까지 잡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자금사정이 원래부터 좋지 못했던 코스닥 기업들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회사가 매각되는가 하면 채권 발행에 실패해 융통어음을 발행하는 곳도 증가했다.



◇"중소 건설사 부도에 긴장"= 지난주 말 도급순위 180위권의 A건설이 32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오는 3일까지 자금을 구하면 최종 부도는 피할 수 있지만, 이 고비를 넘기더라도 금융권의 시각이 우호적이지 않아 지속적인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 업체는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인근을 중심으로 고급형 아파트를 공급해왔다.



인천 모지역에 고급형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분양한 B건설은 지난달 29일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 업체의 부도로 보수공사가 잠정중단된 것으로 알려졌고, 하도급 업체들의 자금압박도 예상된다. 인근 주민들은 분양가가 높았던 B건설의 오피스텔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이번 부도에 상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소 업체들의 부도가 기업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명동 금융시장은 건설업체 및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명동시장의 한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들의 부도는 건설경기 하강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면서도 "대형 업체들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에게는 오히려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융통어음 증가에 촉각 = 최근 명동에 중소 코스닥업체들의 융통어음이 다수 나오고 있다. 제조업종의 C사가 발행한 어음은 10억원 남짓 하지만, 정보기술(IT)업체인 D사 및 E사의 경우 50억원씩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각종 인수·합병(M&A)에 휘말리며 주력 사업에 변화가 있었던 곳들이다. 이들이 발행한 융통어음은 M&A과정에서 구멍난 자금을 메우기 위해 발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M&A가 잦은 곳일수록 최대 주주나 경영진들의 자금횡령이 숨겨진 경우가 많아 명동은 이들의 융통어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융통어음 규모가 횡령액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있는 업체일수록 가급적 융통어음 발행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거꾸로 소액의 융통어음도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명동풍향계]중소 건설사 줄부도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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