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펀드 환매해둘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08.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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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순매수 사상최고… 방향 불확실, 펀드매니저 "현금 보유중"

2000을 찍고 이틀동안 무려 120포인트나 폭락했던 지난달 '검은 금요일'(7월 27일), A 씨는 장 마감 직전 은행으로 달려갔다. '기회'라는 생각에 인덱스펀드에 가입하고 2000만원을 넣어뒀다.

하지만 다시 오를줄 알았던 지수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고 펀드 수익률은 -16%로 떨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A 씨. 그 뒤 지수는 V자 곡선을 그리며 어느덧 펀드 가입 시점(1883)과 가까운 1870선까지 회복됐다.

A 씨는 이제 다음주 쯤 펀드를 환매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A 씨에게 "다음주 쯤 시장 상황을 봐서 환매한 뒤 또다른 기회를 준비하라"면서 "주식 매수를 위한 현금을 확보해두고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PR 순매수 사상최대…후풍 있을까

8월의 마지막날, 프로그램 순매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단박에 1870대로 올라섰다.


반면 개인이 5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2265억원 순매도해 매도세를 유지했다.

기관만이 6000억원 순매수했으며 특히 투신이 3147억원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수 규모를 볼 때 투신의 매도물량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순매수가 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는데도 투신의 순매수 규모가 3000억원 밖에 안된다는 건 매도 물량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지수가 단기에 급등했다는 부담감 때문에 차익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매수는 늦어도 다음달 13일 '동시만기일'엔 털어야 할 물량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분위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급격한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규모는 줄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한 상승을 이끌 만한 모멘텀도 없다. 위험 자산 회피에 대한 시장 심리가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 곽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관한 컨센서스가 생성되지 않는 한 큰폭의 상승은 어렵다"고 전했다.

◇ "지금 사기엔 부담…카드 들고 있어야"

전문적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들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펀드매니저들은 당분간 주가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판단, '서로 눈치보며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오크우드투자자문의 배찬중 펀드매니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엔캐리 트레이드 등 문제의 근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벤트만으로 움직이는 장"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중지 이벤트로 급락한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재할인율 인하 이벤트로 단박에 올라섰다는 설명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한 번 더 살 수 있는 카드는 쥐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펀드 내 주식편입 비중을 90% 이상 들고 있는 건 부담스럽다"며 "현재 70~80% 정도만 유지하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추가 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 주의사항

(지수를 보고 펀드에 가입, 환매하는 건 금물이다. 특히 시장을 보고 펀드를 갈아타기 보다는 투자목적에 맞게 교체하는 게 좋다. 인덱스펀드는 비용이 저렴한 데다 지수를 따라가기 때문에 안정적인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다. 목돈으로 펀드 단타매매를 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 복리 효과를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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