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ㆍ벤처업계에서는 손대는 종목마다 지나치게 주가가 오른데 따른 심적부담, 범한판토스와 거래관계에 있는 LG그룹이 구씨에 투자자제 메시지를 강하게 보낸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씨도 LG그룹의 그러한 시선을 강하게 의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연이은 주가폭등, LG그룹 '자제'주문에 심적부담 느낀듯
재력을 갖춘 재벌가문출신이라는 후광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든 탓이다. 지금상태로도 투자실패에 따른 파장이 본인의 투자손실에 그치지 않고 선의의 투자자나 출신가문의 명예에 상처를 주는 것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둘째는 범한판토스와 거래관계가 높은 LG그룹이 보낸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선란 관측이다. LG그룹은 구씨의 투자가 위험하다고 보고 있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여러 선을 통해 투자자제를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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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는 최근 시장질서교란, 부당시세차익 등과 관련,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강도높게 받았다. 무혐의로 나타났지만 LG측에서는 조사 사실 자체만으로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를 마음먹었던 블랙미디어 CB인수를 포기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속에 구씨가 심경변화를 일으켜 포기하고 이를 남궁견씨가 받아들여 LG벤처투자가 등장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당초 구씨는 이번에 발표된 20억원 규모의 CB 외에도 9억짜리 CB와 12억6000만원짜리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같이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구씨의 심경변화로 볼때 인수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CB 인수건으로 봤을때 이번 건도 구씨가 아닌 LG벤처투자가 인수자가 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 블랙미디어 경영권은 이강희씨에게로
이번 블랙미디어 CB와 BW거래에서 이회사 사실상 최대주주였던 남궁견씨는 경영권은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구씨가 당초 사기로 한 CB 2건과 BW 1건은 최근 감자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4%대의 블랙미디어 지분율에 해당한다. 경영권을 인수한 이강희씨측 지분율 7%대의 2배 가량 되는 지분율이다.
CB와 BW의 전환청구 기간이 아직 1년 정도 남아 있지만 경영권을 넘긴 쪽의 2배나 되는 잠재 지분을 제 3자에게 넘긴 것이다.
한편 이같은 계약에도 경영권을 인수한 이강희씨는 의외로 괜찮다는 반응이다.
이씨는 "경영권 양수 계약 당시 CB와 BW 물량이 있는 것은 알았다"며 "경영권은 단순히 지분뿐 아니라 이사 선임 등을 포함해 경영전반에 대한 권리를 얻는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CB 등이 주식으로 전환되려면 1년 가량의 시간도 있다"며 경영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