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부채로 오른 시장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08.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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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PR 청산 우려 높아져…월간기준 7개월만에 하락

한때 신용융자가 증권시장의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빚으로 투자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금기시된다. 올바른 선택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장 원론적인 이유는 빚으로 집을 사기 때문이다(빚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각되지 않을 뿐이다).



주식시장이 부채로 오르고 있다. 최근들어 투신업계가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이틀간 차익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도를 기록중이다. 전날에도 투신은 110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차익 프로그램이 4747억원에 달했다. 투신은 사실상 4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내다판 셈이다.

프로그램 매매가 전체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전날 프로그램 매매는 1조5953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13.4%를 차지했다.



이번주에만 차익거래는 1조2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30일 기준 매수차익잔액은 3조9590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이 한계치가 다다른 만큼 청산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진입 베이시스가 0.7 수준이기 때문에 0.3이하의 베이시스에서도 청산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결제약정이 4000계약이상 감소했는데 외국인과 개인을 중심으로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신규 포지션 설정에 보다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이 4조원에 육박하자 청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물량이 본격적으로 청산된다면 현물시장의 체력으로는 감당이 안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심 연구원은 "선물 분위기가 강해 차익 프로그램 매도 반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이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이 4조원에 달하는 등 이번주에만 차익거래를 통한 프로그램 순매수가 1조2000억원에 달해 매물 부담에 따른 수급 불안정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9월 선물이 하락 추세대와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해 베이시스가 단기간에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돼 있는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매수차익잔액의 급증세는 그만큼 만기일을 둘러싸고 매물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반등폭을 제한시킬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8월의 마지막날이다. 급등세가 연출되지 않은 이상 월간기준으로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월간 음봉도 가능하다. 모두 1월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시장은 한때 15%이상 떨어진 것을 회복했지만 조심스럽다.

[개장전]부채로 오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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