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 "IT냐 中관련주냐"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08.3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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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 조선·철강 산다 VS 그래도 IT 살아날 것

요즘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 (85,600원 ▲1,000 +1.18%)가 맥을 못춘지 오래다. 과거 시장을 이끌던 전기전자(IT)업종이 약세인 반면 조선 철강 등 중국 관련주가 강세다. 지수는 잠잠한 반면 종목들은 요동치는 현 장세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어떤 선택에 승부수를 던질까.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운용사들이 실적 전망이 불안한 IT주보다는 중국 관련주와 내수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에서는 환율 상승에 따라 IT주가 4분기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실적으로 승부..삼성전자 '안 산다'= 삼성전자는 이날 1.8% 가량 올랐지만 최근 내리 약세다. 향후 실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반도체 디램 가격이 밀리고 있는 데다 미국 애플사가 아이팟 신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사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IT업종이 살아나기 위해선 '세계 경기가 돌아서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근 상황을 볼 때는 불리한 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들은 IT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밝은 조선 철강 화학 운수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주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들 업종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반면 IT업종은 현 지표들을 볼 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 장 푸르덴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를 겪으면서 영향을 덜 받은 중국 관련주들이 부상했다"며 "일방적이진 않겠지만 당분간 중국 관련 주식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종은 4분기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 본부장은 "미국 유럽지역 소비 감소에 따라 반도체 LCD 휴대폰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향후 크게 초과수익을 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 그래도.. IT가 살아나야 = 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IT 자동차업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운용의 김재동 주식운용본부장은 "환율 동향을 볼 때 IT나 자동차주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기 어렵다"며 "미국 유럽지역 소비가 불안하긴 하지만 이보다는 환율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IT업종은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현대차 등 자동차업종의 경우 내수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조선주 이익이 견조하지만 '정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선 점검해봐야 한다며 "업종간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지만 긍정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미국 경기가 완전히 침체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희망이 있다"며 "서브프라임 문제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예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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