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韓, '디커플링'의 신호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8.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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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기업실적·신용스프레드 모두 美-亞격차 벌어져

'미국이 걱정이시라구요? 대신 중국을 믿으세요'

최근 국내 증권업계의 화두는 단연 중국을 중심으로한 미국과의 디커플링(비동조화). 증권업계는 중국을 무기로 서브프라임 부실의 진앙지인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고, 주가지수는 30일 바람대로 단숨에 1850을 회복했다.

'중국의 힘'이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이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를 서서히 제압하는 모습이다.



실제 회복을 견인하는 주도주는 조선·기계·철강 등 중국성장 수혜주. 미국의 소비에 민감한 IT업종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하다.

중국 성장에 대한 '신뢰'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믿음일 뿐. 실제 미국과 중국 및 한국증시와의 디커플링은 진행중일까.



먼저 성장률과 기업실적 측면. 미국과 달리 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마련한 도표에 나타나듯이, 아시아 주요 5개국은 외환위기로 경기가 침체되었던 98년과는 달리 2002년 이후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단기순환상의 변동성도 안정돼 있다.

美-中·韓, '디커플링'의 신호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이같은 아시아 신흥시장국가들의 견조한 성장률은 미국 신용경색으로 발생한 신흥시장 자산가격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3분기 기업실적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S&P500 기준 미국기업의 3분기 이익증가율 컨센서스는 7월 초부터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5일 5.74%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는 8월 12일 4.83%, 19일 4.59%로 낮아지더니 26일 급기야 4.23%로 주저앉았다.

반면 국내기업 3분기 영업이익실적 증가율 컨센서스는 7월 15일 9.11%, 8월 12일 13.83%, 19일 15.19%, 26일 15.12%로 급격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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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이후에 경기에 대한 우려 가 반영되면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한국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권·보험·은행 등 금융섹터 이익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 아시아 지역간의 신용스프레드의 격차도 디커플링 진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내 신용스프레드는 2005년 GM사태 당시의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신용스프레드는 과거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사태, 미국 분식회계사태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매우 낮다.

美-中·韓, '디커플링'의 신호들
미국 내 신용시장 우려와 아시아 신흥시장의 우려는 분명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신흥시장 스프레드는 유럽과 남미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양 부장은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각 신흥시장의 신용우려 정도면에서 아시아지역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는 모습"이라며 "아시아 신흥국가들이 서브프라임 충격을 흡수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일찌감치 한국증시가 미국보다는 중국증시에 크게 연동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고점을 2300으로 높인 상태.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역내총생산(GDP) 비중이 구매력평가법(PPP:Purchasing Power Parity)기준으로 이미 전세계의 28%를 차지하는 만큼, 서브프라임이 아시아 증시 성장 발목을 잡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조선수주 잔량은 98년 이후 단연코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조선업종을 포함한 중국 수혜주나 자통법을 앞둔 증권주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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