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장기화시 '차,PC,의류업종 타격'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08.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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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하락시 한국 0.5-0.6%포인트 감소-산업연구원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컴퓨터,의류산업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30일 '최근 국제금융 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문제가 장기화되거나 추가 악화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가,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아직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일부 기업의 해외 차입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직 자금조달에 큰 애로가 없고 오히려 가파르게 진행되온 원화 절상이 진정되고 나아가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국내 수출산업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그러나 이 사태가 장기화 내지 추가 악화될 경우 전방위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대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대략 1분기, 즉 3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성장률을 0.5-0.6%포인트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컴퓨터,의류,철강,기계 등이 대표적인 피해 우려 업종으로 꼽힌다.

이번 사태 확산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릴 경우 자산효과를 통해 민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가 10%가 떨어질 경우 가계소비에 0.2-0.6%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가격 급락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소비위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심리가 확산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여건이 악화될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날 경우 엔화 대출 부담이 큰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 증가와 부실 가능성도 예상된다.


반면 엔/달러 환율상승(원화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특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환율이 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자동차,기계 등의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이 최대 3%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태가 투기자본의 흐름을 위축시켜 석유,철강,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가져올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악화에 대비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미국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선제적인 경제정책 집행으로 국내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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