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에 美고급 주택시장도 휘청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3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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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모기지 '점보론' 대출기준 강화 탓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50만달러 이상 고급 주택 시장의 거래 부진으로 예기치 않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량 모기지 대출인 '점보론' 시장 마저 서브프라임 모기지 침체로 어려움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기지 대출에 대한 장벽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높아짐에 따라 미국 전역의 고급 주택 매매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금이 가장 활발한 주택 매매 시즌이란 점에서 우려는 더욱 크다.



이 같은 고급 주택 매매 부진은 대출업체들이 41만7000달러 이상 우량 모기지인 '점보론'에 대한 대출을 더욱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점보론'은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정부 출연 주택 금융 기관인 프래디맥이나 패니매, 지니매 등의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점도 이유로 포함된다.



서브프라임 부문에서 위기가 발생하자 투자자들은 모든 종류의 모기지 증권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이는 모기지 대출이 다시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동안 대출업체들은 점보론 모기지 대출 채권을 매각,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을 써왔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모기지 채권 투자에 극도로 민감해짐에 따라 이러한 위험 전가 방법은 거의 사라졌다. 이에 따라 모기지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를 매기고 있는 실정이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등 미국 모기지 대출업체들도 최근 규모가 큰 '점보론' 보다 패니매나 프레디맥 등의 보증을 받을 수 있는 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다른 대출업체들은 '점보론' 대출 심사시 소득을 증명할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않을 경우 대출을 하지 않는 등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6월 6.5%에 불과했던 점보론 대출 금리는 9%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그리고 고급 주택 시장에서는 고금리 이외에도 갑작스런 대출 환경 변화에 따른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더 웨스트 파이낸셜 서비스의 파트너인 루 반스는 "고급 주택 판매자들은 시장 상황 악화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주택 구입자들 역시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리적인 악영향이 실제 금융상 어려움보다 더 치명적"이라며 "재정 상황이 좋아 높은 금리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주택 구매자들도 마음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크 애비뉴 모기지의 사장인 엘렌 비튼은 "고급 주택 판매자들과 구매자들이 일단 거래에서 벗어나 관망 자세를 취함에 따라 주택 매매 거래 부진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더욱이 금리 인상, 대출 기준 강화 등은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뉴욕이 고급 주택 시장 침체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푸르덴셜 더글러스 엘리먼의 부회장인 돌리 렌츠는 "2500만달러 이상의 주택 매매가 가장 활발한 뉴욕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가장 부유한 계층의 고객들이 일단 매매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신뢰에 관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점보론 대출이 활발한 캘리포니아와 샌프란시스코 등도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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