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역 부의 효과'부각,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08.2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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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3000위협...FOMC 촉매, 소비자·주택 통계 가세

미국 증시 주요지수가 또 다시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28일 (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280.28포인트(2.10%)떨어진 1만3041.85을 기록하며 1만3000선 근처로 내려앉았다. 나스닥지수는 60.61포인트(2.37%) 급락한 2500.64로 간신히 2500선을 지켜냈다. S&P 500지수 역시 34.43포인트(2.35%)밀려난 1432.36을 기록했다.(이상 잠정치).

미 증시는 지난주말 반짝 반등세를 보였으나 주초 주택시장 불안감이 심화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이날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날 하락의 촉매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8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여기에 소비자 신뢰지수와 주택가격 통계 등 악재가 줄줄이 이어졌다.
약세로 출발한 미 증시는 이날 장종료 두시간을 앞두고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더욱 곤두박질쳤다.

"FOMC가 100포인트 깎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불안에 대응, 연준이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회의록은 이같은 기대를 무산시켰다.

연준은 시장대응을 논의하면서도 "시장불안이 '어느 정도는(to the extent)' 성장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대응이 '필요할 수도(might require)'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더구나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기준금리 인하는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른 실망감이 이날 지수급락의 주된 원인이 됐다.


보이저 에셋 매니지먼트의 라이언 라슨은 "연준이 시장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시장은 신용경색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나 언급을 기대했지만 이번 회의록에서는 그같은 내용을 발견할수 없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FOMC 회의록이 다우지수를 10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역 부의 효과' 현실화"

이날 발표된 통계들은 이른바 '역 부의 효과(negative wealth effect)'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보탰다. 역 부의 효과란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실물경제가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현상을 일컫는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가격은 올해 2분기 들어 전년대비 3.2%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S&P가 관련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20년전 이후 최대폭이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주택시장이 최근 약세장의 촉매제가 됐던만큼 투자자들이 주택가격 통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민간 경제연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5를 기록, 전월의 111.9보다 6.9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덮친 2005년 여름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다. 다만 월가 예상치 104.0은 상회했다.

현재 경기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현재상황지수는 130.3으로 전월보다 5.0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3~6개월 이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보다 무려 12.2포인트 떨어진 82.2를 기록, 장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견 '강등'...금융주 연일 시련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홈디포를 제외한 29개 종목이 하락했다. 금융시장 불안의 중심에 서 있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4.4% 급락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메릴린치가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시티그룹에 대한 투자등급을 기존의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이들을 비롯한 월가의 투자회사 주가들이 약세를 보였다. 메릴린치는 신용경색의 여파가 이들 회사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로 이같이 의견을 하향했다.
이날 리먼브러더스는 6%, 베어스턴스는 3.4% 시티그룹은 1.65% 각각 하락했다.

앞서 전날에는 골드만 삭스가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을 하향, 이들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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