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자금 감소… 열풍 식었나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08.27 17:16
글자크기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던 해외펀드 수탁액이 올해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로 인한 해외자산의 불안감탓도 있지만 해외펀드 열풍이 꼭지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16~22일) 주식형 해외투자펀드 수탁액은 1053억원 순감소한 41조726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리츠펀드 감소분(1181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해외투자펀드 감소액은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투자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펀드는 자금 유입이 견조했지만 해외 섹터펀드와 일본펀드, 글로벌펀드의 자금 유출이 커 전체 수탁액이 줄어들었다.

특히 일본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하자 최근 한달새 1692억원 순감소했고 유럽펀드도 1060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증시 급등락 속에도 지난주 980억원 순증가해 이달 들어 3028억원 늘어났다.



신제요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해외펀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됐다"면서 "하지만 추세적인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보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이런 판단의 근거로 신 연구원은 "자산운용사들이 중남미펀드나 물·에그리펀드처럼 그간 새로운 지역이나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이 지속적으로 꼬리를 물고 선보이면서 마케팅의 효과적 수단으로 활용해 자금 몰이에 성공했다"면서 "하지만 예전처럼 신상품을 내놓는데 한계에 다다르자 자금 증가세 둔화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해외 주식형펀드 감소, 국내 주식형펀드 증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현재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국내와 해외 비중이 6대4정도인데, 미국의 경우 해외펀드 비중이 30%인 점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라며 "더구나 자금 유입폭이 컸던 일본펀드나 유럽펀드의 수익률이 손실을 기록하거나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이미 지난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단기 이슈 때문에 감소했다기 보다 2~3개월 전부터 '실망'에 따른 환매가 지속됐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하지만 국내에 해외펀드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지 2년이 채 안된 초창기 단계이므로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나아가 헤지펀드 등 다양한 해외펀드들이 나오면 재차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해외 주식형펀드 수탁액 추이

자료: 제로인, 한국투자증권자료: 제로인, 한국투자증권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