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中, 한국 일자리 뺏는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08.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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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차별화된 신산업-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해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우리 수출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중졸 이하 저학력 근로자가 타격을 입고 있지만 점차 모든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중국의 부상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의 부정적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KDI는 중국의 수출시장 잠식이 우리나라 산업생산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고용창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전자,자동차부품 산업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993-2004년간 중국의 우리나라 수출시장 잠식액이 약 153조원에 달했다.
세계의 공장 中, 한국 일자리 뺏는다


KDI는 이에따라 1993년 이후 고용창출기반 위축효과가 매년 평균 0.4% 수준이며, 1993-2004년의 누적효과가 117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즉 중국과의 경쟁수준이 1992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면 수출증가를 통해 고용이 117만명 증가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으로의 직접투자 확대도 고용을 축소시켰다. 2004년 현재 해외직접투자액 51억9730만달러 가운데 중국 투자는 20억6070만달러로 39.6%를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KDI는 중국 직접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위축효과를 2004년 현재 8만1000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중국과의 교역확대에 따른 고용창출효과도 상당수준에 달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1988년 36억달러에서 2004년에 663억달러로 18배 이상 폭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88년 6%에서 2004년에는 27%로 늘어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KDI는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지난 15년간 매년 평균 0.5%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KDI는 이같은 세가지 효과를 종합할 경우 우리나라의 고용기반 위축효과는 1992-2004년 동안 전체 고용의 0.8% 수준으로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의 급부상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대중국 무역흑자를 통한 고용확대가 제한적인 반면 중국의 우리 수출시장 잠식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우리 수출시장 잠식효과가 연평균 6.9%, 이에 따른 고용기반 위축도 전체 고용의 5.6%로 높은 수준이다.


KDI는 또 중국의 일자리 잠식이 저학력 근로자에서 고학력·고기능 근로자로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중국에 따른 고용위축 효과를 학력별로 보면 중졸이하 근로자가 7%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대졸과 전문대는 각각 1.8%, 0%로 영향이 미미했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 수출산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향후 모든 근로자의 고용을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중국의 급성장을 고려할때 중국과 차별화된 신산업으로 이동하는 것만이 고용을 늘릴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빠른 기술진보를 감안할때 전통적 수출산업에서 곧 우리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따라서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제조업에서 기술력 제고로 신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대표적 고부가가치 산업인 교육,의료,금융 등 서비스업에서 고용창출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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