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적령기 여자가 결혼 못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홍찬선 경제부장 2007.08.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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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대선 관전법]<3>일자리 많이 만들어 남자의 결혼자격 높이는 대통령

오는 12월19일에 치러지는 17대 대통령 선거의 주된 이슈는 ‘경제 살리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후보는 물론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100 명 가량의 예비후보들도 한결같이 ‘경제대통령’으로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현재 표면상 아무 문제없이 태평성대를 누리는 듯 하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예상보다 높았다. 코스피지수는 한때 2000을 돌파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와 엔캐리트레이드의 태풍에도 불구하고 1600선(고점에 비해선 20% 가량 떨어졌지만 연초보다는 여전히 10% 이상 높은 수준)을 지키는 등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하락(원화가치 강세)하고 있지만 수출도 잘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는 나만큼 하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가 좋다'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땅과 주식이 있고 번듯한 일자리도 있는 사람들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일자리 불안과 생계 및 자녀교육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일자리 불안은 특히 심각하다.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해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사회보장 장치도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캥거루 족’이 양산되고 있다.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 문제는 결혼적령기를 맞이한 여자들의 결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여자들의 사회진출이 확대되는 반면 일자리는 줄어 ‘결혼할 자격’을 갖춘 남자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혼 적령기에 다다른 여자들이 마땅한 결혼 상대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직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사법시험에서 여자 합격비율이 높아지고 대기업 및 금융회사의 여성 입사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적령기 여자들이 결혼 상대자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48회 사법시험에서 여자 최종합격자 비율은 37.7%(375명)이었다. 한해 전의 32.3%(323명)보다 5.4%포인트나 높아졌다. 올해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도 “필기시험 점수만으로 뽑는다면 여자 비율이 70~80%에 이른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남녀 비율을 고려하지만 무턱대고 낮출 수도 없어 여성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들이 결혼하기 어려우면 결혼이 늦어지고 만혼(晩婚)은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저출산은 경제의 장기적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번 17대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이 이슈이고, 각 후보들의 캐치 프레이즈가 ‘경제살리기’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자리 창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 하고자 하는 사람이 모두 일자리를 얻어야 나라가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의 귀중한 한표는 내 자녀의 원활한 결혼과 걱정 없는 미래를 위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따져 행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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