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중국증시 8000 간다고!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2007.08.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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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중국증시 8000 간다고!


전세계 증시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마침내 지수 5000선을 돌파했다.

중국 증시가 독야청청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의 해외투자도 금지돼 있어 중국 개미들은 서브프라임 위기에 노출되고 싶어도 노출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은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서브프라임 무풍지대다. 이는 중국 경제가 튼튼하다기보다는 중국 금융의 후진성을 상징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 2006년 국내총생산(GDP)이 2조8000억 달러로 독일을 제치고 세계3위의 경제대국이 올라선 중국이 금융시장은 웬만한 이머징마켓 시장보다 덜 발달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브프라임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는 중국은 현재 서브프라임 사태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일단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누그러지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할 여력이 없다.



중국은 또 무수익여신(NPL)을 줄이라는 미국의 요구에 "너나 잘하세요"라며 고소해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실 자국 금융시장도 통제하지 못하는 주제에 중국에 부실여신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미국의 꼴은 좀 우습다.

각설하고, 중국증시가 마침내 5000선을 돌파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가 가장 큰 관심사다.

22일 중국증시는 전일 금리인상에도 사상최고치를 행진을 계속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4999까지 갔다가 5000을 저항선으로 하는 매물 벽에 밀려 4980으로 마감했다. 23일 오전 상하이지수는 결국 5000선을 돌파했다.


23일 신화통신은 중국 일부 증권사가 올림픽 전까지 상하이지수가 8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지만 8000은 좀 과한 감이 있다. 중국인들은 부를 상징하는 '8'을 좋아한다. 2008년 올림픽도 8월8일 밤 8시에 개최한다. 8000은 8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구미에 딱 맞는 예상치지만 전망이라기보다 희망사항에 가까운 듯하다.

8000까지는 힘들겠지만 중국증시는 더 상승할 것이다. 올 들어 중국증시는 91.5% 급등해 세계최고다. 최근 1년을 보면 중국증시가 가장 많이 올랐지만 그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중국 증시의 상승률은 경쟁국가인 브릭스와 비슷하거나 아직도 못한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중국의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돈이 갈 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 개인들의 저축액은 2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금리인상에도 예금금리는 3.6%다. 중국의 대출금리는 7%대지만 예금금리는 3%대에 불과하다. 은행권의 부실여신을 줄이기 위해 중국 당국은 이같이 기형적인 금리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은행은 누워서 떡먹기 식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돼지고기 파동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3%대 후반이다. 돈을 은행계좌에 넣어둘 이유가 전혀 없다.

부동산도 넘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 당국이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한 강도 높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돈이 갈 곳은 증시 이외에 없는 것이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5000을 돌파함에 따라 중국증시의 시총은 드디어 GDP를 넘어섰다. 22일 기준 중국 증시의 시총은 2조9330억 달러로 2조8000억 달러인 GDP를 추월했다.

중국의 일부 증권사들이 8000선을 예상했다. 이들의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중국 증시의 시총은 GDP의 두 배에 육박할 것이다. 자본시장이 극도로 발달된 미국과 영국 등도 주식의 시가총액이 GDP의 120~130% 정도에 불과하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6000 정도이면 시총이 GDP의 120% 정도가 된다. 8000선은 과하지만 6000선을 충분히 도달 가능한 고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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