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모기지산업, 바닥은 어디인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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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4일째 반등과 별개로 모기지업체는 줄도산 위기

모기지업체들의 위기의 끝은 어디인가.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폐쇄키로 하면서 모기지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가 4일째 반등하며 안정감을 찾은 것과 별개로 모기지업체들의 줄도산 위험성은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셀수 없는 모기지 업체 위기 상황들
모기지를 담보로하는 채권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발행하는 리먼 브러더스는 22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대출 사업을 전문으로하는 계열사 BNC 모기지를 폐쇄하기로 했다. 월가에서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사업을 접는 최초의 투자은행이 됐다. 1200명의 인원 구조조정도 발표했다. 이번 자회사 폐쇄로 5200만달러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리먼 주가는 올들어 25% 급락했다.



런던의 HSBC는 대출을 위한 새로운 파이낸싱에 실패하며 미국 모기지 사무소 카멜의 문을 내년 2/4분기까지 닫기로 했다. 모기지 대출 부실에 대비해 HSBC는 지난 상반기 64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았다.

지난달 론스타와 매각협상이 결렬된 모기지업체 어크레디티드 홈 랜더스(AHL)는 신규 주택 담보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2600명중 1600명의 인원을 줄이기로 했다. AHL주가는 이미 78% 무너진 상태다.



H&R블록은 이날 계열사인 블록 파이낸셜이 은행으로부터 2억달러의 신용공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블록의 CFO는 "시용시장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단기 자금 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다 안정적인 대출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인 델파 파이낸셜은 플로리다 사무소를 폐쇄했다고 했다. 300명의 인원감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퀄리티 홈 론은 파산보호신청을 했는데 지난해 12월 이후 보호신청을 한 15번째 업체가 됐다.

모기지 전문 업체뿐 아니라 대형 금융기관의 계열사들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업에서 손을 떼는 상황이다.


◇모기지 업체, 정상적 영업이 어렵다
조달 비용이 높아져 더이상 사업을 계속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경색 이후 자금 조달 자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비단 서브프라임 시장 뿐 아니라 일반 모기지 나아가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에게 미치고 있다.

이를 의식해 지난주 중앙은행(FRB)는 재할인율을 인하했다. 무디스 인베스트 서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론스키는 "FRB는 조만간 금리를 인하해 대출업체들이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해 줄 것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시장 상항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동시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며 "금융시장이 여전히 작동 불능의 상태를 지속한다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주택 대출 신청도 급감하고 있다. 모기지 뱅커 어소시에이션의 데이타에 따르면 지난주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부채를 상환하는게 사용하겠다는 신청건수는 5.5% 줄어들었다. 3개월새 최대 감소폭이다.

론스키는 "신용시장의 분위기는 이례적으로 조심스럽다"며 "1930대 이후 최악의 주택 가격 하락(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전염 확산, CP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레스매 모기지의 전 CEO였던 에드워드 레젠데즈는 "적어도 향후 6개월을 놓고 볼 때 바닥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고전하고 있는 업체들중 상당수가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일반 모기지를 넘어 CP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데 있다.

이미 20개 이상의 기업들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과거 안정적인 단기 자금조달 창구였지만 신용경색 이후 특히 모기지를 담보로한 CP발행과 차환발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가장 큰 모기지 업체인 HBOS는 350억달러 규모의 CP를 상환해야한다. 런던의 솔렌트 캐피털 파트너스는 45억달러, 제네바의 어벤디스 그룹은 50억달러의 CP를 각각 거느린 펀드를 통해 매각해야하는 처지다. CP를 사려는 투자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S&P는 '자본의 잠식'(Capital Erosion)이라고 표현했다.



마켓워치는 SMR리서치의 연구를 인용해 적어도 22개의 대형 모기지업체가 여전히 신용경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규사업뿐 아니라 이미 발행한 모기지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 미국에서 163개 정도의 대형 모기지 업체가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로는 리먼 계열사 뿐 아니라 바클레이, 베어스턴스, AIG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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