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왜 '낙관론' 펴나 했더니..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08.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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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올들어 첫 자금 유출…'떠나는 투자자 잡아라'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글로벌 및 한국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가 "미국 경제는 소비감소로 인한 심각한 침체에 직면했다" 경고하는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서둘러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바쁜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최근 해외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지난 20일에는 올들어 처음으로 해외주식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 외국계 운용사 증시낙관 전망 잇따라 = '봉쥬르차이나펀드'로 큰 인기를 모았던 신한BNP파리바운용은 21일 BNP파리바의 글로벌 투자전략가들이 발표한 증시 전망 자료를 배포했다.

세계 증시 및 국내 증시의 장기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내용이다. 브릭스 국가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BNP파리바 은행그룹은 지난 16일 운용하고 있던 펀드 순자산가치 계산이 불가능하다며 전격 환매중지를 선언한 그룹이다. BNP파리바는 지난 16일에 "한국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펀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한국에서 펀드 환매 중지는 없을 것"이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국내 역외펀드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피델리티자산운용도 마음이 급해진 모양새다. 피델리티는 22일 9명의 국내외 대표 펀드매니저들의 증시 전망 코멘트를 정리한 자료를 발표했다.

피델리티 측은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가 피델리티 펀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대다수의 펀드매니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며 현재 시장의 약세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템플턴자산운용도 이날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의 사장 겸 수석매니저인 마크 모비우스의 증시 전망 보고서를 냈다. 모비우스는 보고서를 통해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왜 '낙관론' 펴나 했더니..


◇ '서브프라임 충격'에 해외펀드투자 썰물 빠지듯 = 외국계 운용사들이 줄줄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은 '떠나는 투심'을 붙잡기 위한것이란 관측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올들어 처음으로 해외주식형펀드 수탁액이 995억원 가량 줄었다. 재간접 펀드 감소분 등을 포함하면 해외펀드 전체로는 이날 2300억원 이상이 줄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일별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권정현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투자펀드는 펀드 해지에 따른 수탁액 집계에 5 영업일이 소요된다"며 "20일 순감소로 나타난 실제 펀드 환매는 지난주 서브프라임 영향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 시점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자 비교적 정보를 얻기 어려운 해외펀드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 별로는 해외펀드를 많이 취급하는 운용사들의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우리CS운용은 20일 하루새 1436억원의 자금이 순유출해, 수탁액이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랜드마크자산운용이 1424억원, 신한BNP파리바운용도 1224억원 감소했다.

삼성투신운용은 이날 94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투신은 최근 수익률 부진에 따라 '워터펀드'와 '당신을위한 N재팬펀드'의 환매가 늘고 있다.

펀드별로는 신한BNP파리바의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펀드에서 14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해외투자펀드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봉쥬르차이나주식1' 펀드도 1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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