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장 유연하게 파도 타려면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2007.08.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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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소형주보다 우량주 집중… 펀드, 환매보다 자금 비중조절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를 계기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은 기록적인 폭락에 이어 사상 최대폭 상승으로 급선회했다. 멀미를 느낄 정도의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의 일중 변동성은 2.5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 증시의 변동성이 상승했지만 특히 코스피시장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해외 및 심리 변수에 따라 냉탕과 열탕을 오가는 주가 움직임에 휘둘리다가는 중심을 잃을 수 있다. 극심한 변동성을 무사히 넘기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 테마주·소형주보다 기존 주도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일 때 테마주나 소형주에 시선을 뺏길 수 있다. 시장을 역행하는 종목을 찾거나 지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기존의 주도주나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소외 받던 종목에 관심이 끌리는 것.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내리꽂히는 장세속에 안전한 피신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쉬어갈 생각이 아니라면 소형주보다 기존의 주도주와 우량주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조언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급등락을 야기한 원인은 국내보다 해외 변수에 있고, 펀더멘털보다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펀더멘털이 손상되지 않은 가운데 국내 유동성이 탄탄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매수 세력이 '사자'에 나설 때 어떤 종목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는 지수 움직임에 역행할 수 있는 테마주를 찾기보다 기존의 주도주를 싼 가격에 매수하는 기회를 엿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코스피지수 2000 돌파를 주도했던 조선주와 증권주 매수를 추천했다.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고 볼 때 IT를 포함한 일부 종목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지만 기존의 주도주보다 매력적인 대안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시장이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V자 반등보다는 10월 어닝시즌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 ELS 공격적 베팅은 자제해야
주가 등락폭이 클 때는 ELS(주가연계증권)을 포함한 파생상품에 공격적인 베팅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아래로 크게 밀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낙폭이 깊어지면 그만큼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할 리스크가 확대되는 셈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 측면에서 볼 때 ELS는 '미들 리스크 미들 리턴'에 속하는 상품이지만 주가 변동성이 높아져 낙폭이 커지면 '하이 리스크 미들 리턴'의 성격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ELS에는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주가 범위가 미리 정해져 있는데 주가 등락이 커지는 만큼 이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는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업사이드보다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국내 ELS 중에는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의 하락형 상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투자자의 선택폭이 좁아진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장세가 진정되기는 기다리거나 기대 수익률이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안전하다는 얘기다.



◇ 펀드, 적립식으로 액티브하게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때는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펀드보다 인덱스펀드가 안전할까. 연금펀드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갈아타야 할까.

주가 변동성을 수익으로 연결시키기에는 인덱스펀드보다 액티브형 적립식펀드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영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적립식펀드는 시장 움직임이 완만할 때보다 진폭이 클 때 투자 효과를 발휘한다"며 "시장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이용, 기대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인 펀드 갈아타기는 지양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짧은 호흡으로 펀드 스타일에 따라 갈아타기를 하다가는 실익 없이 환매수수료 부담만 안게 된다는 얘기다. 이 보다는 처음부터 주식과 채권에 적절하게 분산 투자한 후 매달 적립하는 투자자금의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펀드 역시 단기 시황에 따른 펀드변경은 올바른 대응 전략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민주영 수석연구원은 "연금펀드의 운용 기간은 10년 이상 장기인데 시장 변수를 30cm짜리 자로 잴 수는 없다"며 "펀드변경을 할 때는 자금 운용의 성격에 맞게 장기적인 시장 흐름에 따라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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