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HSBC, 외환銀인수 승인 어렵다"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7.08.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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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최종 판결전까지 '어렵다' 입장 재확인

금융감독당국은 20일 론스타와 HSBC의 외환은행 (0원 %) 인수 논의와 관련, 법원 판결 전까지는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해 당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각 승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7월 “론스타 문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행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법원 절차를 기다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권혁세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역시 "론스타가 남은 외환은행 지분 51%를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도할 경우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권 국장은 "현재 론스타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고 있다"며 "향후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함께 법원의 판결이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론스타가 전략적 투자자와 외환은행 지분매각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심사를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본 계약 체결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은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에서 언급할 사항은 아니다”며 “인수 승인요청이 있었거나 사전 의사타진 같은 절차도 없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재매각의 경우 사적인 영역인 만큼 금융감독당국이 재매각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행 은행법상 은행 지분을 10%(비금융주력자 4%) 이상 취득할 경우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매각계약과 당국의 승인은 별개의 문제인 셈.

이날 HSBC가 ‘감독당국 승인을 전제로’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당국의 입장은 그 누가 인수 승인신청서를 제출하더라도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인수대상자가 HSBC이기 때문에 승인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가능성은 낮지만 법원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결론 내려질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재매각을 승인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HSBC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우리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일종의 전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M&A협상의 경우 최종 계약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HSBC가 인수협상을 확인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수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인수 승인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결론을 빨리 내려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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