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30%포인트까지 뒤졌던 선거를 '초박빙'의 승부로 만들 만큼 박근혜의 저력은 확인된 선거였다. 박 후보는 결국 '대세론'을 넘지 못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이는 지지층의 한계와도 맞물린다. 수도권과 젊은 층의 표가 많이 모자랐다. TK(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뒀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지역 기반이 강한 만큼 이외의 지역에 외연을 넓히기가 어려웠다는 것.
이 후보가 역점을 둔 '경제대통령'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슈를 선점 당한 채 끌려 다녔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오랜 기업생활을 하며 CEO까지 역임했던 이 후보에 비해 약 20여년의 세월 동안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개인생활을 한 점도 "박 후보는 나이브하다"는 평을 낳았다.
'성벽'도 박 후보 앞을 가로막았다. 기자가 만난 40~60대 일반시민들 중 박 후보의 깨끗한 이미지가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자라는 점이 좀…"이라며 확답을 피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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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여성 지도자가 선풍을 몰고 있지만 우리나라 높은 연령층에서는 아직 여성을 지도자로 받아들이길 꺼린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막판까지 깨끗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공세를 취한 것은 그만의 저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실제 투표에서 이 후보를 앞선 것은 당에 대한 박 후보의 장악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