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의 주역 '조선주', 위력 되찾을까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7.08.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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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모멘텀+가격 메리트 충분

모 제조사 연구원 A씨는 지난 5월 사들였던 현대중공업 (194,500원 ▼3,800 -1.92%) 주식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7월 중순까지는 수익률이 좋아 두달만에 30%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100~250% 급등하며 코스피 지수를 2000까지 이끌었던 주도주의 위력이었다. 월급을 두배로 받은 것 같은 기분에 동료들에게 한턱 쏘고 식구들과 외식도 즐겼다. 미실현 차익에 인심 좋아지는 전형적인 개인투자자의 모습이다.



A씨는 그러나 "그때 팔았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다. 7월말부터 8월초 휴가를 다녀온 사이 롤러코스트 장세가 불안했지만 이후 회복하는 기세가 보여 일단 안심했는데 그게 착각이었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125.91포인트, 17일 53.91포인트 하락하며 1700선이 여지없이 붕괴되자 현대중공업도 27만8000원으로 폭락했다. 3달전 매입가(5월18일 28만15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7월11일 39만3000원과 비교하면 29% 하락한 수치다.



A씨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을 믿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의 얘기에 귀가 솔깃하다. 투자상담사나 애널리스트 다수의 투자의견은 '매수'다. 2분기 실적이 무난하고 고점 대비 30%정도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것.

곽지문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상담사는 "이번 폭락으로 조선주의 가격메리트가 높아졌다"며 "회원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32,650원 ▼100 -0.31%)을 위주로 조선주를 재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9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지난 13일 현대중공업에 대해 일제히 '매수'의견을 내놓았다. 목표가도 52주 최고가였던 39만3000원보다 상회하는 4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제시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6월에 낸 '장기매수'의견과 목표가 50만원을 8월에도 유지하고 나섰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악화 가능성으로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한달 동안 조정을 보였지만 실제로 나빠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하회한 것은 사업계획 대비 초과지급된 성과급 때문이었고, 지분법평가이익과 이자수익 증가로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옥효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과거 조선업체에서 향후 글로벌 종합중공업체로 도약하는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6개 전사업부문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적정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47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또 도크 설비증설은 조선산업장기화를 입증하는 근거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목표가를 가장 낮게 제시한 SK증권도 "실적 모멘텀이 확고한데다 충분한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만 3월 이후 급증했던 컨테이너선의 발주물량이 8월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선부문의 수주 모멘텀 둔화여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10,920원 ▲290 +2.73%)도 7월12일 5만5600원에서 8월17일 현재 3만6100원으로 35% 하락해 상승여력이 높아졌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삼성중공업의 목표가를 6만원 정도로 제시했다. 목표가 6만2000원을 제시한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도 컨테이너와 해양부문의 호조가 이어져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32,650원 ▼100 -0.31%)도 7월10일 6만2500원에서 8월17일 4만1350원으로 34%하락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는 5만4500원에서 7만2000원까지 편차가 크지만 일단 최저 목표가도 현재가보다는 상승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추가적인 지수하락 폭은 제한적인 가운데 빠르면 8월말부터 반전 모멘텀이 형성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전 모멘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관련 불확실성의 해소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반전시 유망업종에 대해 상반기 주도업종이며 최근 낙폭이 과대한 조선, 기계, 철강 업종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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