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성공적 개입, 시장 급속 안정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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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청산 진정…FRB 적극 대응키로, 금리인하 가능성↑

마침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가 통제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장세 속에서 우왕좌왕하던 투자자들도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은 그동안의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서브프라임에 이어 '엔 쇼크'를 낳으며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엔화 가치도 5일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금융시장의 또다른 큰 우려를 진정시켰다.



최근 4일간 이어진 엔가치 상승은 그동안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던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한꺼번에 청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는 서브프라임에 이어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 아시아 증시를 침몰시켰다.

◇ FRB 개입, 시장 안정 단초 제공



이런 모든 우려를 한꺼번에 잠재운 것은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였다.

FRB는 17일(현지시간) 긴급 FOMC 회의를 개최하고 재할인율을 깜짝 인하한데 이어 '추가 조치'를 언급하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때 적용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기존 6.25%에서 5.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FRB가 이처럼 갑작스런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한 것은 미국 실물경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 경색의 파급 효과가 번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FRB는 성명서에서 "신용경색과 불확실성 증가로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제하강(downside) 리스크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FRB가 현 신용경색 상황이 실물경제 성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인한 셈이다. 지난 7일 FOMC 성명서에서의 밝힌 낙관론과는 사뭇 다르다.

FRB는 더 나아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FOMC는 성명서에서 "현재 위기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금융시장 동요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용경색 위기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금리 인하에 나설수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FRB는 재할인율 인하와 함께 60억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 공급했다. 이로써 FRB의 유동성 공급 규모는 940억달러로 늘어났다.

◇ 증시 랠리, 엔화 약세 반전, 상품가격 반등

미국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는 FRB의 결정이 알려진후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일제 랠리했다. 다우지수는 233.30포인트(1.82%) 급등하며 1만3079.08을 기록, 다시 1만3000선을 회복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2.46%, 2.20%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4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영국 FTSE100지수는 3.50% 급등했으며,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도 각각 1.86%, 1.49% 상승했다.

지난 4일간 강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엔 쇼크'를 불러 일으켰던 엔화도 5일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낮췄다.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43%(0.49엔) 오른 114.38엔을 기록했다.

CDX 노스 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 그레이드 인덱스의 크레딧 디폴트 스왑도 재할인율 인하로 인해 미국 회사채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인식이 커져 4.5bp 떨어진 73.5bp를 기록했다.

원유, 구리, 금 등 상품가격도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인도분 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1.38%(98센트) 오른 배럴당 71.98달러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도 상승했다. 2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 떨어진 4.17%를 기록했다.

밀러 타박의 채권 투자전략가인 토니 크레센지는 "연준의 재할인 하락은 유동성 해소의 안전망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재할인율 하락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 등 추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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