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재할인율 깜짝 인하, 의미는?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2007.08.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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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 인하라는 칼을 빼들었다. 발빠른 시장 대응을 통해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FRB는 17일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기존 연6.25%에서 5.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FRB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한 것은 긴급자금투입만으로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에 불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FRB는 지난 9일 BNP파리바의 환매중단 선언 이후 7일간 총 880억달러의 단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개입에도 불구 다우지수가 8일 연속 하락하고,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달러가치가 급락하는 등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심각한 위기상황마다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통해 시장 불안을 잠재운 소위 '그린스펀 풋'도 이번 재할인율 인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이번 재할인율 인하는 '그린스펀 풋'을 모방한 '버냉키 풋'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고 말했다.


FRB의 기존 주장과 달리 실물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FRB도 이날 재할인율 인하 직후 성명을 통해 "불확실성의 증대로 신용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며 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염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는 헨리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신용위기로 미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 미국 경제 곳곳에서는 경기둔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은 10년래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으며 고용사정도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월대비 6.1% 급감한 138만1000건(연율)을 기록 199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도 2개월래 최대치인 32만2000명으로 늘어나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지브 다완 조지아주립대 경제연구소장은 "FRB가 실물경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주목한 만하다"며 "경제성장에 대해 낙관적이던 FRB의 견해가 상당부분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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