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시장 불안에 대책 '만지작'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08.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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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안정 위해 외환보유고 활용방안 검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파장으로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과 함께 외환보유고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한데도 불구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등 외부 환경 악화로 외화조달 차질,증시폭락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외환보유고를 풀어서라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기관,기업이 해외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거나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시장을 떠나는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외환보유고를 투입할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갈아치웠고, 원/엔환율도 15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만 8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해 1638.07로 마감했다. 120일 이동평균선까지 깨져 지지선을 찾기 어려운 상황까지 몰렸다.



이같은 발언이 시장에서 환율방어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자 정부는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최근 환율 상승은 그동한 과도했던 원화 강세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으로 정부가 개입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그러나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개입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와함께 정부는 시장심리 안정에 주력했다.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이 서브 프라임,엔 캐리트레이드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실물경제로 이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최근 주가 급락은 서브프라임 부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며 외국인 매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금융기관은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전날 열린 금융상황점검 대책회의에서도 현 시점이 어떤 대응책을 실행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을 나눴다"며 "현 상황은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아닌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즉시 마련된 대응책을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YTN에 출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국내 실물경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태의 정부 대책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보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가정하에 (시장상황을)보고 있고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동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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