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에는 아시아 시장이 버텨내질 못했다. 오후들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붕괴'됐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설정해 놓은 지수대를 일제히 이탈하며 급락했다.
아시아 증시 급락은 일본 엔화자금이 아시아권으로 흘러 들어간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 증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원ㆍ엔 환율은 이 날 112.57엔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이 날 한국증시'2차 폭락'의 원인은 '남아있는 불안감의 확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일과 마찬가지로 대거 주식을 팔아치웠다. 8781억원 순매도는 전일 1조326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 규모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796억원, 3403억원 순매수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외국인의 매도야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매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내던 주체들이 주춤하면서 수급에도 공백이 뚫렸다. 프로그램에서도 2396억원 매물이 쏟아졌다. 여기에 주말 휴장 리스크를 회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더해졌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와 관련해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일본 증시가 폭락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주가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와 관련한 문제는 다음 주 일본 금융정책회의를 통해 일단락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이 112엔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금리 동결 쪽으로의 결정에 무게가 실린다는 설명이다. 결국 다음 주에도 글로벌 증시 눈치를 봐야 하는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