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충격, "엔화 대출 어찌할까요"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임동욱 기자, 권화순 기자 2007.08.17 16:31
글자크기

은행 창구 문의 빗발 … "원화 전환 옵션부 비중 높아 문제없다"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움직임 등으로 원ㆍ엔 환율이 급등한 17일 각 은행에 엔화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이날 원ㆍ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30.20원 급등한 844.60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7일 "기업 고객들이 엔화대출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많이 문의해오고 있다"며 "원화로 환전하거나 상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환차손을 본 고객이 많지 않지만 원ㆍ엔 환율이 900원대를 통과하면 손해를 보는 고객 수가 늘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0원 %)은 대출 취급당시 환율 급등에 대비해 대출 만기일 내 언제든 원화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부 외화대출 비율을 90% 가까이로 높였다. 또 일반 외화대출을 받은 고객에게는 환율이 대출 당시보다 5% 이상 상승하면 SMS문자메시지로 안내한다. 영업점은 SMS이 전송된 고객이 누군 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행 (14,220원 ▼30 -0.21%) 관계자는 "고객들이 환율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조기상환하거나 원화대출로 바꾸겠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미 여러차례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경고했고 고객들도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가 최근 크게 올랐지만 현재까지 큰 손해를 본 고객은 없다는 것이 기업은행측 설명이다. 엔화 대출의 절반이 원ㆍ엔 환율 1000원대에 이뤄진 때문이다.

그는 "다음 주 원하면 언제든 원화로 바꿔주겠다는 안내장을 보낼 예정"이라며 "그러나 "원화대출은 이자가 6%이고 엔화대출은 3.2~3.5%대여서 고객들이 환율이 올라가도 이자 이득이 있다면 원화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ㆍ엔 환율이 850원~900원 정도로 올라가면 그 때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수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통화옵션부 대출을 많이 운용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은 원ㆍ엔 환율이 3% 이상 등락하면 고객에게 통보해 원화로 바꿀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엔화대출을 지난해부터 관리해 왔고 한달에 한번씩 고객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한 지점장은 "올들어 엔화대출을 크게 줄여 큰 문제될 것은 없지만 현재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도 "원화대출로 바꾸겠다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2003~2004년 환율이 지금보다 높아 아직 손해를 보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만기시 상환을 못하는 고객들이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바꾸게 될 것인데 이들이 문제가 될 것"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