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회장 미망인, 변중석 여사 별세(종합)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8.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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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

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미망인 변중석 여사(사진)가 17일 오전 9시45분 향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 정 명예회장이 한국 경제의 거인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고인은 정 명예회장을 떠나보낸지 6년 반만에 그의 곁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故정주영 회장 미망인, 변중석 여사 별세(종합)


1921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6년 1월, 15세의 나이로 6세 연상인 정 명예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후 8남 1녀의 자식을 뒀다.



고인은 재벌 총수의 아내라는 주목받는 자리와는 달리,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조용한 내조와 자식교육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결혼 이후에도 줄곧 욕심없는 소박한 생활을 하며 '재봉틀 하나와 아끼던 장독대가 내 재산의 전부'라고 말해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재봉틀 한대와 장독대의 장항아리를 유일한 재산으로 아는 점, 부자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 점, 평생 변함이 없는 점 때문에 고인을 좋아한다고 했다.

자서전에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 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집에서는 언제나 통바지 차림이어서 손님이 오면 주인을 따로 찾을 정도였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젊은시절 그렇게 어려웠던 고생을 거치면서도 불평불만 하나 내색하지 않고 집안을 꾸려준 내자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고도 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매일 새벽 5시, 온 식구가 함께 아침을 같이하며 그 자리를 통해 근면과 검소를 자식과 동생들에게 가르쳤다. 고인은 이를 위해 새벽 3시 반부터 아침준비를 하며 정 명예회장을 뒷바라지 해왔다.



고인은 고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 고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고 정신영 씨,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 시동생들의 결혼 등도 손수 보살피며 장손의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며느리들에 대해서도 시골 아낙네 같은 넉넉함으로 감싸고 항상 조심스러운 행동과 겸손함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故정주영 회장 미망인, 변중석 여사 별세(종합)
이러한 고인의 묵묵한 내조와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정 명예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며 한국경제의 빛나는 별로 떠올랐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현대가의 대모도 탈이 났다. 변 여사는 평소 지병인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90년말 병원에 입원한 후 18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몽준 국회의원, 몽윤 현대화재해상보험 회장, 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과 경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영안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오는 21일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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