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 재계 '밀착 모니터링'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8.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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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대차 등 환율 상승 호재 불구 신용경색 우려

"삼성전자, 현대차 호재-조선업계 악재"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신용 경색에 따른 달러 강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단기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임경록 재경부 제1차관보는 16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선호가 환율 측면에서 환율 정상화와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일방적인 원화절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원/달러환율은 급등세를 타고 있다. 달러화는 943.5원까지 치솟으며 전날 종가대비 11원 폭등했다. 이는 지난 10일 연중 최대 상승폭인 9.0원을 넘은 것이며 지난해 10월9일 북핵 사태로 14.8원 오른 이후 최대치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까지 추락하고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엔강세까지 결부되면서 원/달러환율이 상승일변도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다. 엔/달러환율이 116.3엔까지 떨어지면서 원/엔환율은 810원선으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81,800원 ▲300 +0.37%), 현대차 (286,000원 ▼9,000 -3.05%) 등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원달러, 원엔 환율이 상승하면 우리나라에서 미국, 일본으로 수출한 물건의 원화환산 가치가 높아져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조금 줄어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달러 강세에 동반해 엔화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환경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환율 인상에 따른 수익성 향상은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그동안 환율 하락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수출 비중이 70%를 넘는 현대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1400억원 가량 줄어든다. 특히 원화의 급격한 강세와 달리 엔화는 약세를 보여 수출시장에서 대일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수주량이 급증,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인 조선업체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적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위기가 환율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보유하고 있는 선물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재로서는 염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환율 전문가들은 "조선업체의 경우 기존 수주분에 대한 달러 수령예정분을 이미 향후 7년까지 930원대에 매도한 상황"이라며 "즉 환율이 1000원으로 올라도 930원에 매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전혀 못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신용 경색이 확대될 경우 실물 경기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개별 기업들도 이같은 점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융시장 자체가 경색되면 수출기업이라고 좋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예민한 상황이어서 관련 부서에서는 해당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대해서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아직까지 직접적인 차량 판매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심각한 시장 침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판매전략에 변화는 없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쟁업체들의 상황을 지켜봐 가며 판매전략이나 마케팅 등에 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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