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급락, 엔캐리 청산 본격화되나

김유림 김병근 기자 2007.08.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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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엔화 가격 급등, 이머징 증시 급락..자금 이탈 우려

15일 아시아 증시는 신용 경색 우려감에 급락하며 검은 수요일을 연출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이머징마켓 증시는 물론 홍콩·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권 선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이머징마켓 증시가 4% 넘게 조정을 받고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 등 그간 상승률이 높았던 통화도 엔화 대비 하락세로 돌아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 청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졌다.



일본 증시는 금융주 급락세로 8개월만에 최저로 주저앉았다.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369엔(2.19%) 하락한 1만6475.61로, 토픽스지수는 43.31포인트(2.64%) 빠진 1594.15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12월 8일 이후, 토픽스지수는 11월 29일 이후 최저치로 올 들어 상승분을 모두 토해낸 것이다.



전일 미국 자산운용사인 센티넬 매니지먼트 그룹이 미 증권감독당국에 환매 중단을 요청한 가운데 일본 주요 금융업체들도 손실을 발표해 신용 우려감이 증시를 뒤덮었다.

자산규모가 일본에서 가장 큰 미츠비시 UFJ 금융그룹은 7월말 기준 서브프라임 대출에 약 50억엔(4260만달러) 정도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장부상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을 2800억엔 정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97%는 가장 높은 '트리플A' 등급을 확보하고 있다고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3위 은행인 스미토모 미츠이 금융그룹은 6월말 기준 수십 억엔 정도의 서브프라임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장부상 모기지 대출 관련 증권을 1000억엔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토모 미츠이 그룹은 서브프라임을 포함, 미국 모기지 담보부증권을 3500억엔 정도 판매했다.


코벤트리 등 17개 캐나다 자산유동화기업채권(ABCP) 발행업체들도 금융시장 신용 경색 여파로 단기 채권 롤오버에 실패한 뒤 은행들에게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 신용 위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다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해 일본 기업들의 수출 전망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지시간 오후 2시42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3.18%, 싱가포르 ST지수는 3.78% 하락세다.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는 미국 서브프라임 채권에 노출된 정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깊어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강세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화는 3일째 상승하면서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유로에 모두 4개월 최고치로 급등했다. 신용 경색위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엔화는 런던외환시장에서 현지시간 오전 6시30분 현재 달러당 117.12엔에 거래되며 지난 3월 29일 이후 최고치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에는 158.21엔까지 상승, 지난 4월 4일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주로 매입했던 고수익 통화인 뉴질랜드 달러와 호주 달러는 최근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달러는 엔화에 대해 지난주 3% 떨어졌고, 호주 달러도 3% 빠졌다.

이날도 뉴질랜드 달러는 엔화에 대해 85.40달러에서 83.94달러로 떨어졌다. 호주 달러 역시 엔화에 대해 97달러로 1.11달러 하락, 지난 4월 24일 이후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구보 노부아키 BBH 투자서비스의 환율 담당 부사장은 "많은 통화들이 엔화 강세로 붕괴되고 있다"며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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