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반년, 美경제는 1년반 어렵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15 16:34
글자크기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 캐피털 대표 인터뷰

"증시는 반년, 美경제는 1년반 어렵다"


“한국에서 있었던 신용카드 사태와 유사합니다. 시장은 6개월, 미국 경제(펀더멘털)는 1년반 정도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합니다.”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사진·45)은 15일(한국시간) “지금은 지나치게 많이 풀린 유동성이 빠져나가는 국면”이라며 “서브프라임 발 신용경색은 유동성 버블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금융시장은 앞으로 6개월 정도, 펀더멘털은 1년반 정도 주택시장 침체와 이로 인한 서브프라임 부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회장은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는 가운데 불안한 월가의 움직임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었다. 휴대전화도 켜둔 상태였다.



전 회장은 “말도 많은 서브프라임 사태는 단기적으로 보면 주택 가격이 급락한 데서 비롯됐다”며 “그러나 길게 보면 시장에 너무 과도하게, 때로는 인위적으로 풀린 유동성이 역류를 시작하면서 터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신용경색을 2001~2003년 한국시장을 괴롭힌 신용카드 버블 붕괴와 매우 유사한 구조라고 보았다. 2001년9월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절대적인 장기저금리 정책 속에서 형성된 유동성 버블이 붕괴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시장과 경기가 상당기간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저금리에 쉽게 많은 돈을 빌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사실상 공짜로 돈을 구해 투자하지 말아야할 곳에 유입된 자금이 너무 많다”고 파악했다. “수익을 높이기 위해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키기도 했는데 지금은 (갑자기 손실이 커져버렸기 때문에) 반대로 레버리지 비율이 기계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국면”이라고도 했다.


큰 충격을 받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자신들의 운용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 회장은 나아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내수 위축을 통해 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흐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 집값이 하락하고 그 여파로 주식값까지 급락하고 있어 미국인들의 소비여력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이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이 없었다면 시장은 '서킷브레이크'(시장중단사태)도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행히 제때 조치가 나왔고 시장이 비교적 부드럽게 조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서브프라임 문제는 수차례 경고에도 무분별하게 대출을 일으키다 일시에 무너진 한국의 신용카드 버블 현상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카드 버블 붕괴 때처럼 2년 가까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브프라임의 한국시장 영향에 대해 그는 “세계적인 유동성 감소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한국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서브프라임 노출 규모가 미미하지만)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미국 증시가 꺼지면서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로인한 한국증시 주가급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을 빼놓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적절한 진입 시점, 가격은 “누가 알겠느냐”고 했다.

이같은 시각의 근거로 그는 “1998년과 2002년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의 재무제표는 매우 건강한 상황이다. 부동산도 올랐다고는 하지만 유동성 거품의 흔적은 없다”며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것만 조정받으면 시장은 그렇게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일고 제시했다.

전 회장은 “주식을 사기만 하면 돈버는 시대는 지났다. 바야흐로 전문가들이 실력을 발휘할 때가 왔다”며 서브프라임 위기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 회장은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전문가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있는 아틀라스는 벌써 월가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1년전 그는 코네티컷주를 대표하는 디스커버리펀드를 운용하기도 했다. 자산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요즘 문제가되고 있는 베어스턴스에서도 일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