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되살아난 BNP의 망령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15 05:30
글자크기

다우지수 207p↓…센티넬 펀드 환매 중단 신용경색 우려 가중

여전히 가시지 않은 신용경색 우려가 증시를 또 잡았다.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중단 망령이 센티넬 매니지먼트로 인해 되살아난 것이 이날 증시의 최대 악재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은 장초반부터 2가지 악재가 부각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BNP파리바, 악몽 되살아나나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BNP파리바의 환매중단선언에 이어 미국 자산운용사인 센티넬 매니지먼트 그룹도 환매중단을 위한 승인을 미 증권감독당국에 요청했다. 또 새로운 투자자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센티넬은 이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산하 펀드의 환매중단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센티넬의 펀드 운용규모는 지난해 기준 16억달러로 투자대상은 주로 단기 기업어음(CP), 투자등급채권, 재무성채권 등이다.

센티넬은 전날 투자자들에게 "최근 신용경색 우려로 정상적인 채권 조차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매 요청이 있을 경우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손실을 입히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송했다. CFTC는 아직 센티텔의 환매중지 승인 요청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인 피터 부크바는 "센티넬의 환매 중단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시장이 새로운 우려로 부각됐따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월마트, 올해 예상치 하향 조정..순익 예상 하회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월가 예상치에 못미친 2분기 순이익을 발표하고 연간 순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날 월마트의 특별 항목을 제외한 2분기 주당순이익은 72센트로 월가 예상치인 76센트를 밑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순매출은 전년동기의 854억3000만달러 보다 8.9% 늘어난 930억1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926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월마트는 3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65센트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월가 전망치인 68센트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월마트는 올해 전체 주당순이익 예상치도 개학시즌 중점 매출 품목의 가격 인하 등을 반영, 종전의 3.15~3.23달러에서 3.05~3.13달러로 낮췄다.

제프리스&코의 투자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월마트의 실적 전망 하향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요인인 소비지출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코의 투자전략가인 엘리엇 스파도 "월마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날 장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 다우지수 207p 하락…우울한 화요일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7.61포인트(1.57%) 떨어진 1만3028.92를,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6.38포인트(1.82%) 하락한 1426.54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3.12포인트(1.70%) 내린 2499.1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권주, 금융주, 항공주, 광업주 등이 부진했다. 반면 바이오테크놀로지주는 오름세를 나타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이날 4.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골드만삭스가 30억달러를 손실을 입은 퀀트 펀드에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퀀트 펀드의 회복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간스탠리도 3.5%, 리먼브러더스도 6.3% 급락했다.

월마트도이날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무려 5.1% 하락했다. 관련 소매업체인 홈디포는 4.9%, 대규모 리콜을 야기한 마텔은 2.4% 내렸다.

기술주들은 EMC의 VM웨어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날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VM웨어의 IPO는 구글 이후 최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구글의 주가는 1.4% 내렸다.

◇ 금리 인하 기대 재등장?

증시가 신용경색과 경제 성장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함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해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 특히 이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전월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1% 오르는데 그쳐 월가 예상치 0.2% 를 밑돌았다. 전년동월대비 상승률 역시 2.3%로 예상치인 2.5%를 하회했다.

미국의 6월 무역수지적자는 581억달러로 전월의 592억달러보다 1.7%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의 576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월가 예상치 610억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수출이 1.5% 증가한 반면 수입은 0.5% 오르는 데 그쳤다. 자동차 부품 및 엔진 등의 수출이 특히 호조를 보였다.

◇ 유가 상승, 채권 가격 상승

유가는 허리케인이 멕시코만 석유시설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로 상승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인도분 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1.06%(76센트) 오른 배럴당 72.38달러를 기록했다.

채권가격은 상승했다. 10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46%p 떨어진 4.732%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