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일본 순사를 피해 연해주로 이주했다가
1937년 소련 정부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최채옥 할머니. ⓒ동북아평화연대
1937년 소련 정부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최채옥 할머니. ⓒ동북아평화연대
광복을 맞이한지 62년이 지났지만 나라 잃은 시대의 아픔은 아직도 한반도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아픔을 치유하려는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민단체들이 최 할머니의 연해주 재이주를 도왔다. 연해주 고려인 희망캠페인 본부(공동대표 이광규ㆍ조한규ㆍ박원순, 이하 희망본부)와 동북아평화연대는 올해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70가구의 고려인 가족을 재이주시키는 '70-7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겨울 나기. 올 여름, 가을에 이주해 아직 농업 정착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고려인들은 이번 겨울을 나려면 빚을 끌어다 써야 한다. 겨울이 길기 때문에 돈 벌이가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연해주에 직접 나가 고려인의 정착을 돕고 있는 한 활동가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국내인들이 돈을 모아 최 할머니 가족 등 고려인들에게 '젖소'를 사주는 것이다. 원하는 경우 3년 후 젖소에 투자한 원금은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자로는 차가버섯 청국장, 표고버섯 등 연해주 특산물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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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장민석 연해주농업정착지원본부장은 "초기 정착민의 경우 비축자산이 없어 여름에 번 돈을 겨울 동안 모두 쓰고 봄이 되면 다시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그는 "젖소 3마리면 한 가족의 기본 생활비가 보장되고 밭 농사에서 나오는 수익을 다음 농업을 위해 재투자할 수가 있게 된다"며 "생활고의 악순환을 막고 고려인이 연해주에 정착 기반을 마련하려면 농업과 축산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젖소 지원은 1구좌당 20만원이 기준이다. 4구좌가 모이면 소 1마리을 지원할 수 있고, 12구좌가 모이면 고려인 한 가구와 자매결연을 맺어 지원할 수 있다.
◇내 학교ㆍ내 집에서 쫓겨날 위기 처한 재일조선인=반면, 일본에선 강제이주의 아픈 역사가 반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우토로 마을 사람들, 쓰레기매립장으로 강제이주 당했던 에다가와 조선학교가 현재 땅 소유주의 요구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토로 돕기 모금에는 2005년 이후 14만명이 참여해 5억여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그러나 민간모금액과 주민들 갹출자금을 합한 금액은 25억원, 즉 2억5000만엔으로, 주민들이 추산하는 우토로 땅값 7억엔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배지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가 우토로 주민의 거주권 보장 등 지원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며 "우토로 마을의 역사적 상징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은 오는 28일 에다가와 조선학교에서 마지막 모금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금 전달에 참여할 방문단 30명을 모집하고 있다.
◇고려인, 조선인 지원 단체(자료 : 각 단체 종합)
△동북아평화연대(www.wekorean.or.kr, 02-959-7050)
△우토로국제대책회의(www.utoro.net, 02-713-5803)
△에다가와조선학교 지원모금(www.edagawa.net, 02-336-5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