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펀드런' 막기위해 물타기?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2007.08.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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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FRB이어 골드만삭스 펀드손실 고백 30억弗 추가투입

"중앙은행의 신속한 유동성 방출은 대규모 환매사태 방지용인가"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연일 금융시장에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것과 관련 결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펀드 환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펀드 환매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이는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FRB는 13일(현지시간)에도 금융권에 20억달러를 추가지원했다. 이는 은행 등 금융권 요구액 520억달러에 크게 못미쳤고 이에따라 투자자들의 실망이 있었지만 사흘 연속 시장 개입을 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1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 입찰을 통해
476억6500만유로(650억달러)를 추가 지원했다. 역시 세번째다. 이로써 주요 중앙은행들의 시장 개입 규모는 3800억달러에 육박했다. 유례가 없는 규모다.

중앙은행들은 하나같이 "단기금리가 목표수준을 넘어서면" "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추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는' 파국이 아니라는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방출하며 불안감을 잠재우려고 애쓰고 있다.



이를 두고 대량의 환매 사태를 사전에 막으려는 중앙은행간 치말한 공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신용경색 사태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는 펀드런(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 Fund Run)을 막기 위해 미미한 위기 조짐만 보여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나선다는 것.

골드만삭스가 이날 대표펀드인 GEO펀드가 8월에만 30%의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몇몇 투자자들이 3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추가투입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펀드런을 막기위한 '영악한 물타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년간 높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제공해온 대형펀드가 한달만에 30%의 손실을 입었다면 투자자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를 감안해 손실 발표와 함께 새로운 자금을 투입해 펀드의 건재함,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투자자들에게 강변했다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의 신규 자금 조성에 따라 돈을 거둬들이려는 투자자들이 용기를 잃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돈의 수혈이 없었다면 펀드매니저는 (환매 요구가 커지면서) 너무 싼 가격에 펀드의 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럽시장의 다우존스 스톡스50지수는 지난 2주간 2.1%, S&P500지수는 1.7% 하락했다. 이에 비해 GEO펀드의 손실은 너무나 컸다.

데이비드 비니어 골드만삭스 CFO는 "누가 환매를 하고 안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환매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일 지라도 미래에 이펀드는 성공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GEO펀드는 매월 환매신청을 받는데, 신청은 매월 말의 15일전 받는다. 바로 이번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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