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통장 사수,고금리 vs 부가서비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권화순 기자 2007.08.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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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CMA 금리 5%대 진입하자 서로 다른 맞불작전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가 연 5%대에 진입하자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시중은행들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은행별로 대응법이 상이해 눈길을 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를 인상함에 따라 증권사들의 CMA금리가 연 5%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급여통장 등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은행예금은 금리가 연 0.5%에도 못미치는 상황으로, 은행권과 증권사간 수신금리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기업銀 등, 금리경쟁 '맞불' = 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급여통장,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소액 단기예금상품의 금리를 올리며 금리경쟁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 (13,710원 ▼30 -0.22%)은 이날 월급통장 잔액 중 일정기준을 넘는 금액에 최고 연4%의 이자를 주는 '아이 플랜(I Plan) 대한민국힘 통장'을 내놨다. 최근 입출식 예금이 증권사의 CMA 로 급속히 빠져나가는 자금이동 현상 이후 은행권에서 최고 연 4% 이자를 주는 월급통장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장인의 월급통장 잔액 중 일정 기준을 넘는 금액에 최고 연 4% 이자를 주는 이 상품은 잔액 중 고객이 직접 설정한 기준금액(최소 300만원) 초과분에 대해 연 3%에서 최고 4%의 고금리를 준다. 또 가입 뒤 주택담보대출을 원할 경우 기준금액(300만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대출액에 대해 최고 4%포인트(한도 3000만원)의 대출금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CMA로 인한 자금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를 보장하는 월급통장을 개발중이다. 우리은행은 일정 기준 이상의 보통예금 잔액에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고, 하나은행도 월급통장 잔액 중 100만원 초과금액을 자동으로 하나대투증권 CMA로 예금을 이체하는 복합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농협은 입출식 예금 잔액 중 50만원 초과금액을 정기예금 또는 정기적금 상품으로 이체해 주는 상품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ㆍ신한銀, '부가서비스로 승부' = 그러나 업계의 리더격인 국민은행 (0원 %)과 신한은행은 '금리경쟁은 안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은행은 요구불예금이 다른 은행보다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라는 것은 은행에 지급결제 성격으로 들어와 있는 예금으로 고객이 언제 찾아갈 지 모르는 돈"이라며 "이 때문에 은행은 기본적으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은 요구불예금의 본질적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국민은행은 예금의 고유성격에 맞는 금리를 유지하는 대신 대출ㆍ적금ㆍ정기예금 등 다른 우대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스윙어카운트'를 도입해서 고금리를 주는데 잘못하면 '헛스윙'을 할 수도 있다"며 우려감을 보였다. CMA가 최근 이자를 많이 주지만 정작 증권사들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 지 걱정된다는 설명.

이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금리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다양하고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금리 높여야 하나 =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리경쟁을 하지 않으면 자금이 증권사 CMA로 다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리를 그대로 둔 채 부가서비스만 보완한다고 자금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 5%에 달하는 증권사 CMA에 비해 (이번 신상품이) 금리로는 뒤쳐지지만 대출금리 우대 등의 파격적 혜택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 시각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CMA로 빠져나가는 자금이탈을 막기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보통예금에 고금리를 주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리를 올릴 경우 여신금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고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 있어 쉽게 관련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5%의 CMA와 경쟁하기에는 금리 4%대의 은행상품으로도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결국 보통예금에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CMA열풍 속 은행권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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