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자금지원, 어떻게 시장을 진정시키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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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3개 자산담보부증권(MBS)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연이어 대규모 자금지원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급등하던 기준금리가 안정세를 보였고 미증시는 10일 현지시간 급락을 빨리 만회했다.

중앙은행은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에 개입해 어떻게 자신들이 원하는 통화정책을 가져가는지 분석했다.



FRB는 단기 금리를 조절하면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 금리 조절은 바로 시중은행들이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해야하는 준비금(Reserve)을 독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통해서 이뤄진다.

미국 은행들은 법적으로 요구불 예금의 일정 부분을 준비금 명목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해야한다. 준비금은 현금을 직접 보유하거나 중앙은행에 일정한 준비금을 맡겨야한다.



은해들은 FRB에 맡긴 준비금을 다른 은행과의 거래시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요소들이 준비금 규모(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테면 새로운 대출을 위해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거나 반대로 펀드로 돈이 유입되는 경우, 다른 은행과의 수표 거래를 마무리 짓는 경우, 연방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 사회안전망 투자를 위해 공동의 자금을 집행하는 경우 등 수많은 변수가 준비금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따라 어떤 날은 특정한 은행이 필요 이상의 준비금을 가질 수 있고 반대의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많이 가진 은행은 부족한 은행에 자금을 대출해 균형을 맞춘다. 연방기금 시장 안에서 FRB가 제시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기준으로 이 일은 이뤄진다. FRB는 이러한 준비금의 공급을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조작한다.

이 방법은 공개시장 조작이라고 한다.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추기 위해 중앙은행은 공개시장에서 지정된 딜러(프라이머리 딜러)를 통해 증권을 사들인다. FRB는 증권을 사는 댓가로 딜러의 은행이 중앙은행에 갖고 있는 계좌의 신용을 확대해준다. 이 은행은 기준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갖게됐고 이를 시장에 방출하고 그 결과 금리는 하락한다.


이 조작을 통해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FRB는 주로 통화공급량을 직접 정하지 않고 대신 단기금리를 통해 유동성을 조절한다. 통화량이 너무 많다싶으면 금리를 올리기 위해 중앙은행은 증권을 딜러들에게 매각한다.

중앙은행의 시장조작은 2가지 형태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는 조작은 FRB의 대차대조표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취한다. 재무부가 발행한 증권을 사서 자신의 계정에 담거나 반대로 팔아서 계정을 가볍하게 하는 식이다.

단기 조작은 준비금의 급격한 유출입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방법이다.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준비금을 제공하기 위해 '재매수 조작'(repo)을 하는 것이다. 딜러들에게 1~15일 동안 자금에 상응하는 담보(재무부채권이나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 발행한 채권 또는 이들이 보증한 모기지증권 등)를 받고 유동성을 공급한다. 딜러는 현금을, 중앙은행은 증권을 늘리게된다.

지난 금유일 FRB가 단행한 repo는 특이했다. 중앙은행이 딜러들에게 자산담보부증권(MBS)만을 담보로 요구한 것이다. 이는 적어도 2000년 이후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뉴욕 연방은행은 "조작의 편의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FRB는 마찬가지 이유에서 재무부 채권만을 담보로 요구했다.

이같은 단기 조작은 왜 필요한가. 연방기금 금리는 예상치 못한 수요증가와 공급 제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중앙은행의 목표 금리 이상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단기금리 급등의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연방기금시장에 참여하는 유럽계 은행이 잡자기 늘어난 대출 수요에 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기 연장을 하지 못한 CP(신종 기업어음) 발행자들은 은행들에 대출을 원하는 상황이다. 수요가 증가한 반면 은행들은 준비금을 기준 이상으로 가져가길 원했다. 신용경색의 위험속에서 대출을 늘리기를 꺼린 것이다.

◇CP(Commercial Paper)=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새로 도입된 어음 이다. 가장 큰 특징은 고정이율로 발행되던 기존 기업어음과는 달리 기업과 투자자간의 자금수급 관계 등을 고려해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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