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ECB, 1216억弗 또 수혈(종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김능현 기자 2007.08.11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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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3차례 시장개입, 9.11 이후 최대…금리 인하 나서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가 이틀에 걸쳐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은 10(현지시간) 총 1216억달러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단기금융시장에 추가 지원했다.



◇ FRB, 3차례에 걸쳐 380억달러 유동성 공급

FRB는 19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매입하는 등 2차례에 걸쳐 350억달러를 금융시장에 투입한데 이어 오후들어 30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했다. FRB의 단기자금 공급 규모는 하루에만 380억달러로,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용경색 사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FRB의 입장이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의 긴급 자금 투입 소식이 전해지자 6%대까지 치솟았던 연방기금금리는 5.375%로 떨어지며 안정화됐다.

FRB는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이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며 "연방기금금리가 목표치인 5.25%로 떨어질 때까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금 및 신용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으로 특별한 자금부족을 겪을 수 있다"며 "재할인 창구를 통한 자금조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FRB는 전날에도 BNP파리바의 환매중단선언직후 연방기금금리가 급등하자 240억달러의 임시준비금을 은행간 단기자금시장에 투입했다.

◇ ECB도 836억달러 추가 투입

ECB도 전날 단일 시장 개입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948억유로(1308억달러)를 시장에 투입한 데이어 이날도 610억5000만유로(836억달러)의 자금을 3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 입찰을 통해 시중에 공급했다.

ECB는 유로 단기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전날의 미세조정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의 추가 자금지원으로 전날 4.31%로 급등한 유로권 은행간 초단기금리(EONIA)는 4.27%로 안정됐다.

이날에는 호주 중앙은행(RBA)과 일본은행(BOJ)도 각각 42억달러, 84억9000만달러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BOJ의 이 같은 지원금액은 지난 6월말 이후 최대규모다.

◇ FRB, 낙관에서 우려로…금리인하 하나

월가에서는 그 동안 신용경색 우려에 대해 낙관론으로 일관하던 FRB의 입장이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FRB가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신용경색 보다는 인플레에 무게를 두며 `미국 경제가 향후 수분기동안 완만한 속도로 확장될 것`이라는 최근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지프 샤츠는 "FRB가 긴급 FOMC를 소집,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발빠른 대응에 나선 만큼 이번 신용경색 위기가 금융시장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은행의 시장 안정화 능력이 그 만큼 크다는 얘기다.

앨리스 리블린 전 FRB부의장은 "FRB는 유동성 공급에 관한 한 거의 무제한 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며 "FRB가 MBS를 통한 자금공급에 나선 것은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일종의 '신호'"라고 말했다.

런던 소재 툴렛 프레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레나 코밀레바는 "BNP파리바의 환매중단 선언 직후 단기자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늘어났으나 ECB의 개입으로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현 상황이 오래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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